엔비디아, 리눅스 GPU 커널모듈 오픈소스로 공개

컴퓨팅입력 :2022/05/12 15:26    수정: 2022/05/12 15:38

미국 그래픽칩(GPU) 설계 업체 엔비디아가 리눅스 GPU커널 모듈을 오픈소스로 깜짝 공개했다. 

폐쇄적인 드라이버 생태계를 통해 독점적인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던 엔비디아가 갑자기 오픈소스 친화행보에 나선 배경에 관심이 간다.

11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테크니컬블로그(☞링크)를 통해 R515 릴리즈를 시작으로, 리눅스 GPU 커널 모듈을 오픈소스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이와 동시에 소스코드 저장소 깃허브(☞링크)에 해당 커널 모듈에 대한 소스코드와 빌드된 드라이버 패키지를 함께 게시했다. 오픈소스 라이선스는 GPL과 MIT 듀얼 라이선스를 채택했다.

오픈소스 커널 모드 드라이버는 기존 엔비디아 독점 드라이버와 동일하게 쿠다(CUDA), 오픈GL, 불칸(Vulkan) 같은 펌웨어 및 사용자 모드 스택에서 작동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용 GPU 코드는 즉시 사용 가능한 "프로덕션-레디" 수준으로 오픈됐고, 지포스와 워크스테이션 GPU 코드는 "알파 퀄리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리눅스 배포판 개발사 캐노니컬, 레드햇, 수세와 더 나은 패키징, 배포, 지원 모델을 개발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특히 캐노니컬과 수세는 각각 우분투와 '수세 리눅스 엔터프라이즈' 배포판에 오픈 커널 모듈을 즉시 패키징하기로 했다.

엔비디아는 그동안 폐쇄적인 드라이버 생태계를 운영하며, 오픈소스 기반 혁신과는 거리가 먼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 2012년에는 리눅스 창시자인 리눅스 토발즈가 엔비디아를 가리켜 "우리가 상대해본 적 없는 최악의 회사"라고 칭하며,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이번 커널 모듈 부분 오픈소스 공개가 IT 업계 깜짝놀랄 소식으로 회자되는 이유다.

레드햇은 블로그를 통해 엔비디아의 이번 오픈소스 공개를 놓고 "아직 커널 부분만 공개한 것으로 GPU 드라이버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펌웨어와 사용자 공간 구성 요소와 관련된 부분은 여전히 비공개 소스"라며, 아직 갈길이 멀다는 점을 짚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는 현재 우리가 인텔 및 AMD 하드웨어에서 제공하고 있는 유사한 경험을 엔비디아 하드웨어에서도 제공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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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웨어 전문 외신 톰스하드웨어는 이번 엔비디아의 리눅스 GPU 커널모듈 오픈소스 공개에 대해 "대부분의 메이저 슈퍼컴퓨터가 리눅스 기반으로 작동하고 있는데, 이런 일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은 폐쇄적인 드라이버를 선호하지 않는다"며 "엔비디아의 이번 오픈소스 공개는 슈퍼컴퓨터, 데이터센터 설치에 대한 지원 및 기능 향상을 목표로 한다"고 해석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엔비디아의 오픈소스 행보가 지난 3월 해커그룹 랩서스가 엔비디아 시스템에 침입해 기밀 파일을 탈취한 사건과 관련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랩서스는 당시 엔비디아에 윈도, 맥OS, 리눅스용 GPU 드라이버를 완전히 오픈소스로 공개하지 않으면 기밀 파일을 공개하겠다고 협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