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데브옵스를 도입했다는 기업들로부터 컨설팅 의뢰가 늘고 있다.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적용했지만 예상한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원인은 실제 데브옵스의 운영방식과 경영진이 생각하는 방식차이에서 발생한다.”
유인철 깃랩 코리아 솔루션 아키텍트 이사가 기업에서 데브옵스를 안정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설명하면서 꺼낸 이야기다.
데브옵스는 간단히 정의하면 개발과 운영 조직의 경계를 허무는 방식이다. 하나의 조직에서 개발과 운영을 동시에 진행한다. 애플리케이션·서비스 개발가속과 문제 해결시간 단축, 안정성 확보 등 현재 업계에서 요구하는 장점을 갖춰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단순히 업무를 통합했다고 해서 데브옵스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유 이사의 지적이다.
유 이사는 “데브옵스가 시작된 배경에는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생산성 극대화를 비롯한 협업 개선 등 다양한 장점을 활용하려는 의도가 있었고, 많은 기업이 취지에 공감해서 기대를 품고 도입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유 이사는 이어 “도입 이면에는 데브옵스에 대한 이해 없이 무분별하게 도입해 실패한 사례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유 이사는 “데브옵스는 단순히 개발인력과 운영인력을 통합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닌 새로운 개발문화”라며 “문화 자체를 바꿔야하는 만큼 신중하고 필요한 요건이 무엇인지 경영진이 정확하게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기업문화 변화의 핵심 ‘경영진의 의지’
유 이사는 데브옵스 도입을 위해 필요한 요소로 최고경영자(CEO)나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경영진의 의지와 이해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유 이사는 “기업문화는 상부에서 책임감을 갖고 주도적으로 바꾸려는 의도가 없는 한 변화가 어렵다”며 “많은 기업에서 파일럿 형태로 데브옵스를 도입하고 있지만, 경영진이 직접 관여하지 않다 보니 도입 방식이나 과정, 필요요건 등이 제대로 이뤄진 곳이 거의 없었다”며 도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유 이사는 이어 “데브옵스를 제대로 도입하기 위해선 경영진이 인력, 투자 비용지원을 넘어 진행 과정, 협업 상황, 업무 트래픽 등 도입단계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를 파악해야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고 활성화를 위한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깃랩은 기업의 데브옵스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데브옵스 성숙도 측정 평가를 제공한다. 설문조사 형식으로 자동화 수준·협업방법·프로젝트 효율성 등의 수준에 따라 초·중·고급으로 나뉜다.
유 이사는 “데브옵스 성숙도 측정 평가는 세밀한 평가보다는 기업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어느 부분에서 고민을 해야 하는 지 알려주는 예시에 가깝다”며 “정확한 분석을 위해선 깃랩 등에 문의해 정확한 컨설팅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처음 데브옵스를 시작하는 기업에는 신규 프로젝트부터 데브옵스를 도입하며 성과를 쌓고 경험을 확보하는 것을 추천했다. 대신 도전적이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프로젝트에 적용할 것을 제안했다. 너무 작은 규모의 프로젝트는 성과를 드러내기 힘들고, 오히려 평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급증하는 업무량 대안…자동화 필수
데브옵스는 기존 방식보다 업무량과 부하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개발과 운영이 통합된 만큼 개발자는 두 분야를 동시에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버전 통합과 배포 업무는 실시간으로 끊임없이 이뤄진다.
기업 간 경쟁으로 인해 시장에서 요구하는 속도는 더욱더 빨라지고 있고, 오픈소스를 중심으로 새로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업무와 학습 부하가 가중되는 데브옵스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선 자동화 도구는 필연적이다. 배포·검토 등 단순반복 업무를 자동화해 여유시간 만들고, 이를 중요한 업무에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 이사는 “데브옵스 환경에서 개발자와 운영자가 단순반복 업무를 하는 것은 원래 목표인 생산성 향상 등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친다”며 “이런 방식은 데브옵스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 이사는 “많은 조직에서 데브옵스를 하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개발자가 배포를 일일이 설정하거나 인스턴스를 구축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며 “데브옵스의 핵심은 자동화 도구를 적극적으로 사용해서 업무를 효율화하는 것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동화 도구 선택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주로 자주 사용하는 업무를 자동화하는 만큼 기업 규모와 업무에 특화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구를 선택할 때도 생산성이나 직원 피로도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은 여러 자동화 도구를 하나로 관리할 수 있는 패키지도 고려해볼만 하다. 오픈소스나 데브옵스에 익숙한 개발자가 부족한 만큼 어떤 자동화 도구가 적합한지 일일이 확인하고 관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유 이사는 “깃랩은 지난 2020년 신사업과 클라우드 서비스 환경을 요청한 금융권 고객사를 위해 코드·빌드·승인·패키징·보안·배포를 담당해 다른 솔루션과 융합하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기도 했다”며 “인프라를 비롯해 교육·기술지원 등 데브옵스 환경을 위한 전반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개발자와 운영자를 잇는 데브옵스 엔지니어
데브옵스 엔지니어는 데브옵스 팀의 모든 직원을 말하지 않는다. 운영자와 개발자를 연결시켜주는 새로운 직군이다. 이들은 끊임없는 운영과 개발을 위해 양측과 소통하며 워크플로우를 최적화해야 한다.
유 이사는 “데브옵스 엔지니어는 데브옵스 환경에서 필요한 사람이자, 업무역량을 좌우하는 직책”이라며 “하지만 기업에서 이들을 보유하지 않거나 아예 모르는 경우도 상당하다”며 업계상황을 설명했다.
문제는 개발자 기근인 현 상황에서 데브옵스 엔지니어는 더욱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개발과 운영을 위한 시스템 관리와 개발 기술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양측의 원활한 의견 조율과 소통을 위해 인적 관리 능력도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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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이사는 “최근에는 기업에서 내부 개발자나 운영자를 데브옵스 엔지니어로 전환하기 위한 추가 교육을 요청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며 “데브옵스 엔지니어는 기술보다 기업문화와 개발철학 등에 더 집중하는 만큼 교육 커리큘럼에도 많은 고민을 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공적인 디지털전환을 위해 데브옵스를 고민하고 있거나 적용 중이라면, 한번 더 신중하게 검토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