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에 관심 갖는 금융권…시장 메기 될까

금융권 "마이데이터 기대" vs KMDA "숨 못 쉬게 만든다"

방송/통신입력 :2022/05/02 18:07

알뜰폰 시장의 메기로 떠오른 KB금융 리브엠과 함께 금융권도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어 알뜰폰 시장에 변화가 올 지 주목된다.

2일 업계에서는 거대 자본을 토대로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려는 통신과 금융 대기업을 규제해 중소사업자들을 진흥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통신 3사 자회사와 리브엠으로 인해 알뜰폰 시장 전체가 성장할 수 있는 만큼 제도 정비 요구도 거세다. 

금융권 "통신업, 은행 부수 업무로 인정해달라"

업계는 최근 알뜰폰 시장에서 또 다른 공룡이 된 리브엠에 주목한다. 금융혁신지원 특별법 시행 이후 지정된 1호 혁신금융서비스인 리브엠은, 출시 2년만에 약 28만명의 가입자를 모으며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리브엠의 성공을 본 금융권은 통신 등 생활서비스를 은행의 부수 업무로 아예 인정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윤재옥 국회 정무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디지털 금융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은행도 유통·통신·배달 등 다양한 생활 서비스에도 진출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금융권에서는 통신업에 진출하면 막강한 데이터를 확보해 맞춤형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통신업에 진출하면 금융데이터 뿐만 아니라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 마이데이터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두고 거대기업이 거대자본으로 시장에 진입할 경우 중소상인들이 피해를 크게 입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 관계자는 "만약 금융권이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면 통신시장은 금융권 위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의 알뜰폰 사업 진출은 중소 알뜰폰 유통업체들을 힘들게 하는 정도가 아니라 숨을 못 쉬게 만든다"고 말했다.

리브엠에 대해서도 "만약 회선을 100원에 사왔다면 최소한 110원에는 팔아야 하는데 리브엠은 80원에 팔고 있다"며 "리브엠은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사은품을 과다하게 지급하고 원가 이하의 요금할인을 제공해 시장을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통신 3사 자회사 알뜰폰 시장점유율도 50% 넘어섰다

한편 통신 3사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점유율도 휴대폰 회선 기준 50%를 넘어선 상황이라 일각에서는 이들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알뜰폰 등록조건상 통신 3사 자회사의 시장점유율은 총 50% 이하로만 규정돼 있을 뿐 사물인터넷(IoT)과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통신 3사의 알뜰폰 시장 진입을 허용할 당시만 해도 IoT 시장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 IoT 기술이 활성화되고 커넥티드카 등 사물간 통신(M2M)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며 IoT 전용회선이 시장에서 참여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알뜰폰 회선의 41% 정도가 IoT 전용회선이었을 정도다.

이에 무소속 양정숙 의원은 통신 3사의 알뜰폰 시장점유율을 휴대폰 회선 기준 50%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 의원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통신 3사의 IoT 회선을 포함한 알뜰폰 시장점유율은 31.8%에 불과하나 휴대폰 회선 기준으로는 51%에 육박한다.

관련기사

다만 통신 3사 및 리브엠이 알뜰폰 시장 전체의 성장에 기여하며 가계통신비 인하에도 일정 부분 일조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또한 통신 3사 자회사가 주로 저렴한 금액대의 요금제를 제공한 만큼 이들이 알뜰폰 시장을 떠나면 이용자의 요금제 선택권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홍보 활동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정부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등 그동안 알뜰폰이 가지고 있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