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외국자본 탈중국…러시아가 깨운 '차이나리스크'

3월 175억달러 순유출 사상 최대…"지정학 리스크 촉매"

디지털경제입력 :2022/04/26 15:48

온라인이슈팀

중국에서 외국 자본이 역대 최대 규모로 탈출하고 있다. 정치, 기업 리스크에 미국의 금리인상이 겹쳐지면서 세계 2대 경제 중국에 대한 투자 매력이 뚝 떨어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러시아와 같은 사회주의 국가 중국에서 자본 이탈을 촉발했다고 CNN방송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AFP=뉴스1

방송이 인용한 국제금융협회(IIF) 최근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채권, 주식시장에서 175억달러가 순유출됐는데 이는 역대 최대다. 이탈 자금의 2/3는 채권 나머지는 주식이었다. IIF는 지금 시기에 다른 이머징 마켓에서 비슷한 규모의 자본 유출이 없다는 점에서 중국에서 자본이 "이례적"으로 이탈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월에도 외국인 투자금은 중국 채권시장에서 350억위안(55억달러) 순이탈해 월간 순유출금으로는 역대 최대였다. 3월 순유출은 520억위안(81억달러)로 더 늘었다.

옥스퍼드대의 조지 마그너스 중국센터장은 CNN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중국이 지지하는 것은 자본이탈의 분명한 촉매제"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자본이 이탈하는 배경에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가장 크게 자리한다. 지난 2월 중국과 러시아는 양국 사이 우호적 관계에 "한계는 없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였다.

이후 서방의 강력한 제재가 러시아 경제를 강하게 압박했고 중국도 제재 영향을 받을 것을 우려한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마틴 초르젬파 시니어 펠로우는 "중국이 러시아 편을 드는 듯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며 "중국이 러시아를 실제 돕는다면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고 말했다.

지정학적 긴장만이 중국자본 이탈의 배경은 아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중국의 강력한 방역 조치 또한 투자공포를 자극했다.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2018년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올린 반면 중국 인민은행은 부진한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통화완화 사이클에 진입했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경제적 피해가 커지며 미래 성장의 불확실성도 더욱 커졌다.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혼란 속에서 일부 펀드매니저들과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투자 자체에 대한 질문을 시작했다고 CNN은 전했다. 지금 중국 경제의 고통은 민간기업에 대한 정부의 광범위한 규제 단속에서 기인한다는 설명이다.

상하이 소재 사모펀드 카위안캐피털의 브록 실버 디렉터는 "기본적 투자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버 디렉타는 "글로벌 투자자들은 규제에 대해 추측게임을 하기를 원하지 않고 당장 내일 뉴스에서 매력적 기업 혹은 비즈니스 모델이 없어질 것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민간기업에 대한 정부 단속은 중국에 집중 투자하는 사모펀드에 영향을 줬다. 베인앤코의 최근 설문에 따르면 주로 중국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는 지난해 상반기 280억달러를 끌어 모았지만 전년 동기에 비해 54% 줄어든 규모다.

주식과 채권펀드는 중국 노출을 대폭 줄였지만 글로벌 기업들은 여전히 중국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외국인 직접투자는 지난해 1730억달러로 전년 대비 20% 늘었다. 초르젬파 피티슨국제경제연구소 펠로우는 "최근 두 달 사이 자본이탈이 패러다임 전환인지 아니면 일시적 조정인지는 불분명하다"며 "중국은 유럽과 투자관계가 여전히 강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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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주재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의 설문 결과에 따르면 중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유럽 기업 600여개 가운데 중국 이외 투자를 계획하거나 현재 중국 투자계획을 바꿀 예정이라고 답한 경우는 9%로 역대 최저였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