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값'하는 4기통 세단…마세라티 '기블리 하이브리드' 타보니

성능 향상 돕는 모터·배터리…앰프 없이 우렁찬 엔진·배기음 구현

카테크입력 :2022/04/26 11:00    수정: 2022/04/26 13:09

마세라티 기블리 하이브리드
마세라티 기블리 하이브리드

'기블리 하이브리드'는 전동화 전환을 앞둔 마세라티가 선보인 첫 하이브리드 세단이다. 엔진, 모터, 배터리로 꾸려진 파워트레인은 제조사 정체성을 지키고자 연료 효율 개선과 탄소 배출 저감이 아닌 엔진 성능 향상에 집중한다.  

알파로메오에서 제공하는 직렬 4기통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은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짝을 이룬다. 최고 출력 330마력(5천750rpm), 최대 토크 45.9kg.m(4천rpm)를 발휘한다. 변속기는 ZF 8단 자동이고 엔진의 모든 힘을 뒷바퀴로 보낸다.

가속은 매끄럽고 매뉴얼 모드에서 6천500rpm까지 회전수를 올릴 수 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5.7초. 최고 속도는 시속 255km에 이른다. 잘 나가는 만큼 제동도 강력하다. 브레이크 시스템은 브렘보가 제작·공급한다.

엔진·배기음은 꽤 자극적이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두거나 매뉴얼 모드에서 회전수를 끝까지 올려 변속을 이어가면 고배기량 내연기관차를 모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실린더 4개가 앰프를 쓰지 않고 마세라티 고유의 우렁찬 소리를 만든다.

기블리 하이브리드에 부착된 'GT' 배지

움직임은 경쾌하고 또 안정적이다. 가벼운 4기통 엔진을 프론트 액슬에 장착하고 작은 배터리 팩을 리어 액슬에 얹어 50:50에 가까운 앞뒤 무게 배분을 실현해서다. 핸들링도 예리해 굽잇길을 우아하게 빠져나간다. 타이어 세팅은 앞 245/45, 뒤 275/40이다.

서스펜션 세팅은 프론트 더블 위시본, 리어 멀티 링크다. 스카이훅으로 불리는 전자식 댐핑 컨트롤은 옵션으로 추가할 수 있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크고 작은 충격은 부드럽게 걸러내는 편이다. 

복합연비는 리터당 8.9km,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km당 186g이다. '하이브리드 맞아?'라고 생각할 수 있다. 기블리에 들어간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연비·친환경 개선이 아닌 성능 향상에 집중한다.

기블리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기블리 하이브리드 전자식 기어 노브

10.1인치 센터 터치스크린이 구현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최신형이다. 반응속도도 빠르고 그래픽 디자인 역시 깔끔하다. 내비게이션은 빠졌다. 대신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를 무선 연결해 길 안내를 받을 수 있다. 

공조 장치는 버튼으로 제어할 수 있다. 터치 패드 일색인 경쟁 차종들과 비교하면 다소 '올드'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그래서 더 익숙하고 편하다. 계기판도 아날로그 스타일. 군더더기 없는 모양새로 각종 주행 정보를 보기 좋게 전달한다. 

도어패널, 대시보드, 스티어링 휠 림 등 손이 닿는 모든 부분은 질 좋은 가죽으로 마감했다. 가죽과 가죽을 잇는 박음질도 촘촘하다.

기블리 하이브리드 앞면

1열 공간은 넓고 앉은 자세는 낮은 편이다. 2열은 살짝 좁다. 휠베이스가 3천mm에 육박하지만 넓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트렁크 기본 적재 용량은 500리터다. 60:40 비율로 접히는 2열 시트를 모두 접으면 더 넓은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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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은 스포츠 세단답게 강렬하다. 블루 포인트 컬러도 차 곳곳에 새겨 하이브리드 모델임을 강조한다. 테일램프는 마세라티 3200 GT 부메랑 테일램프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됐다.

기블리 하이브리드는 마세라티 고유의 조형, 성능, 엔진·배기음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는 점에서 구매 가치가 높다. 안전·편의사양도 개선해 독일차 대안으로 권할 만하다. 도로에서 같은 차를 만날 확률도 적다. 시작가는 1억1천560만원이다.

마세라티 기블리 하이브리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