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언틱은 포켓몬고 출시 후 글로벌 게임 시장에 인기 지적재산권(IP)와 AR 기술이 만나면 어떤 결과를 낼 수 있는지를 증명한 개발사다. 피크민 블룸은 이런 나이언틱이 포켓몬고에 이어 다시 한번 닌텐도와 손을 잡고 선보인 두 번째 결과물이다.
피크민 블룸은 '꽃길만 걷게 해줄께'라는 유행어를 연상케 하는 게임성을 지니고 있다. 이용자가 걸어가는 걸음마다 꽃이 피어나며 그 자리에 피크민이 성장하는 식이다. 게임 구조 자체는 매우 간단하지만 이용자의 행동이 게임에 그대로 반영되며 이를 AR 기술로 이용자가 직관적으로 식별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똑같이 닌텐도 IP에 AR 기술을 적용한 포켓몬고와 같이 실제 지도를 바탕으로 이용자의 이동에 중점을 뒀다는 점에서는 맥락의 게임이지만 추구하는 바는 전혀 다르다는 점도 흥미롭다.
포켓몬고가 포켓몬을 사로잡기 위해 목적지로 가야하는 '도착'에 의의를 둔 게임이라면 피크민 블룸은 목적지로 가는 '과정' 자체에서 결과를 얻고 재미를 찾을 수 있게 구성됐다. 이는 이용자 경험 측면에서도 큰 차이로 드러나는데 원하는 포켓몬을 잡기 위해서는 게임이 유도하는 장소로 어느 정도 이동이 강제되지만 피크민 블룸은 이용자가 맘 내키는대로 움직여도 되는 자유를 강조했다.
목적을 위해 걷는다기 보다는 걷다보니 재미도 얻게 되는 효과를 낸 셈이며 이는 나이언틱이 피크민 블룸을 처음 공개했을 당시 공개한 주제인 '걷기를 즐겁게 하다'는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이용자는 피크민 수집을 위해서 걷거나 아니면 그저 내가 사는 동네를 자신의 스마트폰 속에 꽃동네로 간직하기 위해 걸을 수 있다. 게임 내 재화 수집에 큰 관심이 없는 기자는 피크민 수집과 육성보다는 동네방네 꽃을 피우기 위해 걸어다니는 쪽이 더욱 흥미로웠다.
게임 내 피어나는 꽃은 피크민 육성과 연계된다. 피크민을 많이 수집하고 산책 중 얻는 열매와 정수로 이들을 육성하면 피크민의 머리 위에 다양한 꽃이 피어난다. 어떤 정수로 피크민을 육성했냐에 따라 피어나는 꽃이 달라지게 되므로 피크민 육성과 동네 꾸미기가 서로 영향을 주는 구조를 지니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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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마감하는 오후 9시에는 라이프로그를 보며 그날의 게임 플레이를 결산할 수 있다. 얼마나 걸었는지. 꽃이 어디에 피어났는지. 내가 어디에 들렀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라이프로그는 내 실생활의 기록이 된다는 점이다. 피크민 블룸과 내 일상을 자연스럽게 맞닿게 하는 구조다.
게임의 콘셉트도 요즘 날씨도 피크민 블룸을 즐기기에 딱 좋은 요즘이다. 겨우내 ,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내내 움츠렀던 몸도 마음도 가볍게 걸으며 털어내기 원한다면 피크민들과 함께 동행해보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