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하다 심장 이상?…"조기 발견 치료해야 중증 발전 안해”

심장기능 이상, 한번 생기면 평생 증상 나타날 수 있어 예방 검사 필수

헬스케어입력 :2022/04/21 15:47

항암치료를 받다 심장기능 이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예방적 검사를 지속해서 받아야 한다는 전문가 견해가 나왔다.

42세 여성 환자 A씨는 최근 좌측 유방암으로 항암 및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 항암제 투약전 심장표지자 검사 및 심장초음파는 정상이었다. 환자는 독소루비신 축적 용량 300㎎/㎡ 투약 후 심장표지자 검사 및 심장초음파를 다시 받았고, 이상 소견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후 허셉틴을 5차례 투약 받았는데, 6번째 허셉틴 투약 전, 심근 기능 저하를 조기에 평가할 수 있는 스트레인 검사법에서 이전 결과보다 감소된 스트레인 수치가 확인됐다. 심장기능에 이상이 생긴 것.

국내 사망 원인 1위인 암 치료를 위해 활용되는 항암제와 흉곽부에 조사된 방사선 치료가 ‘심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 심독성은 항암치료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주로 좌심실의 수축 능력을 저하시키고 심하면 심부전을 일으키기도 한다.

대표적 심독성 항암제로는 안트라사이클린(anthracycline) 계열에 속하는 독소루비신(doxorubicin)이 있다. 독소루비신은 혈액암, 유방암, 위암, 육종 등에서 암세포 증식을 막기 위해 사용된다.

투약 용량에 따라 심독성을 유발하는 독소루비신과는 달리, 용량과 관계없이 약제에 대한 이상 반응처럼 심독성이 유발되는 항암제도 있다. 유방암에서 사용되는 트라스투주맙(trastuzumab, herceptin)이 대표적인 약물로 투약 초기에도 심독성이 발생할 수 있다.

항암치료는 심독성 이외에도 다른 심장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수니티닙(sunitinib)과 소라페닙(sorafenib) 등은 고혈압·관상동맥질환·심부전·혈전증·색전증·부정맥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또 만성골수백혈병의 치료약제인 이마티닙(imatinib)·다사티닙(dasatinib)·닐로티닙(nilotinib) 등은 말초혈관질환·심근경색·뇌경색·고혈압·부정맥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안전하다고 알려진 면역관문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도 심근염을 발생시킬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황희정 교수 (사진=강동경의대병원)

그렇지만 항암 치료에 사용되는 약제의 선택 폭이 좁아서 무조건 약제 사용을 제한할 수는 없다.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황희정 교수는 “항암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 심독성 발생은 대부분 투약 후 1년 이내에 나타난다”며 “방사선 치료의 경우 치료 종료 20년 이후에도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가 지속적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심장질환 발생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조기 발견해 치료하면 중증 심장질환으로 이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예상하여 미리 준비한다면 이들로 인한 합병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