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아이 잠자리에서 동화책 읽어주지 말고 수학 문제를 함께 풀어볼까?
수학과 과학, 이공계 등 이른바 'STEM' 분야에는 여성보다 남성이 많다. 미국의 경우 이미 중학교 때부터 여학생의 STEM 과목 수강률이 남학생에 비해 눈에 띄게 떨어진다.
반면 여학생은 어려서부터 언어 관련 과목에 강점을 보이고, 이것이 후에 여성의 진로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여성은 왜 어릴 때부터 언어 분야에 강할까?
미국 캘리포니아주립 샌디에이고대학(UCSD) 연구진은 어린 시절 자녀에 대한 부모의 교육 투자가 여성의 언어 능력 개발과 향후 진로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미국 시카고 지역 어린이 2천 185명과 부모 953명을 대상으로 한 이 장기 연구 결과는 학술지 미국경제학회(AEA)가 발간하는 'AEA 페이퍼 앤 프로시딩(AEA Papers and Preceedings)'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3-5세 사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부모가 이들의 교육에 쏟는 시간을 측정했고, 이후 이 아이들이 8-14세가 됐을 때 영어와 수학 성적을 조사했다.
부모가 3-5세 사이 자녀에게 투자한 시간은 취학 후 8-14세 시절 성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부모가 1주일에 3시간 이상 자녀를 가르치는 일에 시간을 쓴 경우, 한 시간 이하 시간을 쓴 경우에 비해 4학년 때 자녀의 영어 성적이 6% 높아졌다.
또 부모는 3-5세 사이 아기 중 딸에게 상대적으로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는 아이가 좋은 학습 능력을 보일 경우 자녀 교육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시기 여자 아이는 남자 아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얌전히 앉아 집중하는 능력이 높았다.
여학생은 8-14세 사이 기간에 줄곧 남학생보다 크게 높은 영어 성적을 기록했다. 반면 수학 성적은 별 차이를 보이지 않다가 중학교 1학년 무렵 남학생이 추월했다.
어린 시절 부모의 교육 투자는 취학 후 영어 성적과는 큰 상관 관계를 보였으나, 수학 성적과는 큰 상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와 수학 성적이 각기 다른 상관 관계를 보이는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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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냐 사멕 UCSD 경영대학원 교수는 "자녀의 어린 시절 교육 투자가 영어 및 수학 성적과 각기 다른 상관 관계를 갖는다는 점이 의외"라며 "이는 현행 유아 교육에서 읽기를 강조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일 수 있다. 부모가 어린 자녀에게 읽기뿐 아니라 수학 교육에도 신경을 쓰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