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당국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자행한 전쟁범죄를 입증할 목적으로 드론(무인기)과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를 활용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에서 철수한지 2주가 지난 가운데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와 지방 정부는 국제형사재판소(ICC)가 크렘린궁과 러시아 군인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전쟁 범죄 혐의 입증을 위한 광범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루슬란 크라브첸코 우크라이나 전쟁범죄 특임검사는 러시아 점령군이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폭행, 성폭행, 살인의 가해자를 가려내는 것이 그의 임무라고 말했다.
부차에서는 400구 이상의 시신이 발견됐으며 이들 중 일부는 고문을 당한 흔적이 있었으며 또 다른 주민들은 식량을 찾아 돌아다니다 저격수의 표적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크라브첸코는 부차에서의 대학살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저지른 전쟁 범죄의 일부라고 말했다.
현재 부차에서는 약 1000여 명이 전쟁 범죄를 조사하고 있다. 보안국은 크라브첸코에 어떤 러시아 부대가 부차에 주둔했는지 또는 어느 러시아 부대가 부차를 통과했는지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크라브첸코와 동료들은 위성사진을 활용해 어디서 학살을 벌어졌는지 조사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군사 작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민간인들을 표적으로 삼은 적은 없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데이터 전문가들은 전쟁범죄에 연루된 러시아 군인들의 얼굴을 확인하기 위해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정지 화면과 동영상 이미지를 다운로드하고 있다. 크라브첸코와 28명의 조사관들은 목격자를 확보하기 위해 부차의 주민들에게 러시아 군인들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측근은 미국과 일본 그리고 몇몇 유럽 국가들이 조사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프랑스 검찰은 러시아가 부차 등에서 저지른 전쟁 범죄를 별도로 조사하기 위해 조사단을 우크라이나로 파견했다고 밝혔다.
부차에서는 지난 11일 수십 대의 드론이 상공으로 날아올랐다. 수사관들은 전쟁 범죄가 일어난 장소와 세부 정보를 기록할 수 있는 부차의 디지털 지도를 만들었다.
이곳에서 대피소로 사용되던 성당 인근에 공동 묘지가 발견되는 등 민간인 희생자들이 집단 매장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크라브첸코는 그의 휴대폰에 있는 이미지들을 훑어보았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한 사진에는 베레모를 쓴 러시아 군복 차림의 한 청년이 웃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크라브첸코는 "우리는 이 러시아 군인이 두 형제의 살인에 연루됐다는 증거를 가지고 있다"며 "우리는 이미 그의 이름을 알고 있고 사진들도 확보했다. 목격자들이 신원을 확인해 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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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셔츠도 입지 않은 채 햇볕 밑에서 몸을 구부린 채 웃고 있는 또 다른 러시아 군인의 사진을 보여주며 "그는 4명을 살해했다. 동영상이 있다"고 전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