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대체불가토큰(NFT)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NFT 미술 작품을 고화질 스마트 TV로 감상하고, 거실 소파에서 리모컨 버튼을 눌러 NFT를 구매하는 시장이 열렸다. 양사는 블록체인, 인공지능 등 떠오른 디지털 전환기를 맞아 기존 가전 시장을 넘어 신사업을 모색 중이다.
이에 LG전자는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블록체인 기반 소프트웨어 개발 판매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해 디지털 신사업 발굴 의지를 대외적으로 확실히 했다. 삼성전자는 2019년 스마트폰 갤럭시S10에 블록체인 지갑을 도입해 일찍이 블록체인 사업 대중화의 기반을 닦아왔다.
NFT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가상자산 일종이다. 예술품·부동산 등에 고유한 인식 값을 담아 디지털 토큰화한다. NFT는 소유권과 판매 이력이 블록체인에 남아 위·변조가 불가하다. 최근 NFT는 그 소유권을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사고 파는 투자 수단으로 떠올랐다.
■ 삼성전자, NFT 거래 플랫폼 내놓더니 자체 NFT 발행까지
삼성전자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2)에서 NFT를 사고 파는 플랫폼을 탑재한 스마트TV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신규 NFT 플랫폼은 삼성 스마트TV의 스마트 허브 앱에서 접속한다. 사용자들은 TV 화면에 NFT 예술 작품을 불러오고, 구매할 수 있다. 자신이 보유한 NFT 예술 작품을 플랫폼에 올려 판매도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NFT 거래소 니프티게이트웨이와 협력해 NFT 거래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니프티게이트웨이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에서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하는 네오 QLED TV 등 스마트TV에 공급할 NFT 플랫폼을 공동 개발한다고 밝혔다. 니프티게이트웨이는 "이번 협약으로 대중이 소파에 앉아 편안하게 NFT를 거래하고 감상하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뉴질랜드 법인은 이달 11일 디지털 아티스트 스넉스, 사진 작가 가브리엘 모턴과 손잡고 NFT를 발행했다. 가브리엘 모턴이 찍은 바다 사진에 스넉스가 그린 해양 생물이 더해진 작품 '라이브 오션'이다. 라이브 오션은 NFT 거래 플랫폼 '파운데이션'에 게재됐다.
삼성전자는 투자 전문 자회사를 삼성넥스트를 통해 NFT 관련 기업에 투자해왔다. 지난해 삼성넥스트는 NFT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 오프·더 샌드박스, NFT 개발사 알케미 등에 투자했다. 올해에는 지난 1월 NFT 제작 플랫폼 메타플렉스에 4600만 달러(약 565억원) 규모 투자 유치에 참여했다.
■ LG전자, NFT 콘텐츠 사업 주력
LG전자는 스마트TV와 LED사이니지를 기반으로 NFT 예술 콘텐츠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미국 디지털아트 플랫폼 기업 블랙도브와 손 잡고 LED 사이니지에 NFT 디지털아트 플랫폼을 탑재했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보통 벽에 광고·안내 게시판 형태로 걸리는 대형 디스플레이를 뜻한다. LG전자는 NFT 디지털 예술작품을 담은 대형 LED사이니지를 기업 로비, 갤러리 등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어 LG전자는 서울옥션블루, 그라운드 엑스 등 국내 콘텐츠 기업과도 NFT 관련해 협력한다. 지난 2월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 엑스와 함께 스마트TV에서 디지털 예술품을 감상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드롭스 갤러리(Drops Gallery)를 출시했다. 이 앱을 활용해 카카오의 디지털 지갑 클립(Klip)에 보관하는 예술품을 TV로 볼 수 있다.
관련기사
- 애플, 메타 NFT 50% 수수료 맹비난…"위선적"2022.04.15
- 아마존 "가상자산 중요성 커져…언젠가 NFT 팔지도"2022.04.15
- 35억에 팔린 잭 도시 첫 트윗 NFT, 1년만에 '똥값'2022.04.14
- 라인, 일본서 'NFT 마켓플레이스' 출시2022.04.13
지난달에는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의 자회사인 서울옥션블루가 진행하는 작품 경매·전시에 OLED TV를 공급했다. 낙찰된 작품이 LG OLED 에보(evo)에 담아 제공하는 식이다.
NFT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와 재퍼리 투자은행은 세계 NFT 시장이 올해 350억 달러(약 43조)에서 2025년 800억 달러(약 98조) 규모로 성장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