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밀리의서재에 공들이는 이유

미디어 밸류체인 강화하는 KT…밀리의서재 IPO 탄력 받나

방송/통신입력 :2022/04/14 08:04    수정: 2022/04/15 09:27

KT가 미디어 밸류체인을 강화해 2025년까지 5조원 수준으로 매출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가운데 올해 KT 그룹사 중 처음으로 기업공개(IPO)를 진행할 예정인 밀리의서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구현모 KT 대표는 지난달 진행된 주주총회에서 지주형 회사로 전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치며 "올해 밀리의서재와 케이뱅크의 IPO를 준비 중이고, 상당한 가치를 평가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T는 최근 50여개에 이르는 계열사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사업조직을 재편하고 있다. 금융 부문에서는 BC카드를 중심으로 아래에 케이뱅크를 뒀으며, 지난 1일에는 클라우드와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을 분할해 KT클라우드를 출범시켰다.

KT의 미디어 밸류체인 (사진=KT)

미디어 부문에서는 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원천 지식재산권(IP)-기획·제작-채널-플랫폼-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유통으로 이어지는 미디어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 올해 KT 1호 IPO로 출격하는 밀리의서재

KT가 최근 미디어 밸류체인을 강화하는 가운데 밀리의서재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밀리의서재가 스토리위즈와 함께 KT 그룹사 내 원천IP의 핵심 기업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KT가 오리지널 콘텐츠와 원천IP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밀리의서재가 미디어 밸류체인의 중축이 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스튜디오지니는 지난해 유상증자 당시 오는 2025년까지 1천여개 규모의 IP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풍부하고 우수한 원천 IP를 확보해 웰메이드 드라마를 제작하고 경쟁력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을 갖추겠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9월 지니뮤직에 인수된 밀리의서재는 지금까지는 주로 지니뮤직에 오디오북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KT 그룹사와 협업을 진행했다. 다만 밀리의서재가 10만권 이상의 전자책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스튜디오지니와의 협업으로 인한 시너지가 크게 나타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 7일 진행된 미디어데이에서 김철연 스튜디오지니 대표도 "스튜디오지니는 밀리의서재와 스토리위즈 등과 함께 하고 있어 원천IP 영역을 가장 광범위하게 가지고 있는 스튜디오가 될 것"이라며 활발한 협업을 시사한 바 있다. KT는 2023년 안에 밀리의서재 IP를 활용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한 편 제작할 예정이다. 

밀리의서재는 내부적으로 다음달 스튜디오지니와 함께 하는 공모전이 스튜디오지니와 본격적으로 협업을 진행하는 첫걸음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밀리의서재와 스튜디오지니는 다음달 2일부터 시리즈 극본 공모전을 진행한다. 당선작은 스튜디오지니의 기획·개발을 거쳐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된다. 

밀리의서재 관계자는 "스토리를 발굴하는 쪽에서 다른 그룹사와 협업을 강화할 예정이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 지주형 회사로 전환하는 KT, 사업 재편

밀리의서재 IPO는 KT가 미디어 밸류체인을 더 강화한다는 전략으로도 읽을 수 있다. 지난해 스튜디오지니를 포함한 KT 콘텐츠 자회사의 매출은 9천293억원으로 전체의 4% 이하를 차지했다. 하지만 매출 자체는 전년 대비 20.4% 증가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KT는 미디어 밸류체인을 강화하면 관련 그룹사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디어 분야를 강화하면 미디어 플랫폼 가입자 및 매출을 증대시킬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 KT가 CJ ENM과 협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CJ ENM이 밀리의서재 모회사인 지니뮤직의 2대 주주로 자리잡고 있어 다양한 방식으로의 협업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달 CJ ENM은 스튜디오지니에 1천억원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이후 KT는 CJ ENM과 상호협력위원회를 만들어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다음달 skyTV가 선보이는 오리지널 예능 프로그램 '이번 주도 잘 부탁해'는 KT가 CJ ENM과 협업하는 첫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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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KT가 미디어 그룹사와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하면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지수 메리츠자산운용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스튜디오 지니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는 스토리위즈와 밀리의서재가 보유한 다수의 원천IP가 강점으로 작용될 전망"이라며 올해 KT의 콘텐츠 사업이 외형적으로 크게 성장할 거라고 전망했다.

김희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KT는 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미디어 매출을 2025년까지 5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는데, 이는 5G의 킬러 콘텐츠를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며 "자회사들의 IPO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업가치는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