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5세~11세 소아에 대한 코로나19 예방접종이 31일을 기해 시작됐다.
방역당국은 지난 24일부터 사전예약을 받아 이날부터 접종을 진행했다. 만 5세~11세 접종은 소아용으로 별도 제조된 화이자 백신으로 시행된다. 소아용 백신은 기존 백신 대비 3분의 1수준인 10㎍ 용량으로 제조됐다. 주사액량은 0.2ml이다. 소아용 백신은 지난달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접종 대상은 약 307만 명으로, 2010년생 가운데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은 사람부터 2017년생 중 생일 도과자까지 포함된다. 이들의 1차 및 2차 접종 간격이 8주(56일)다. 다만, 의학적 사유 또는 개인 사정에 따라 조기에 2차접종이 필요하면, 식약처 허가간격인 3주(21일) 범위 내로 접종도 가능하다.
이날 오전 서울 강서에 위치한 미즈메디병원 키즈센터에 올해 10살과 11살 자녀의 접종을 위해 내원한 이모씨(43)는 “평소 독감 백신 접종을 받아 아이들이 거리낌이 없다”며 “빨리 접종을 하기 위해 접종 첫날로 예약했다”고 말했다.
외래진료 접수가 끝나자 의료진은 아이들의 체온·체중·키 등을 쟀다. 접종 전 상담에서 김민균 미즈메디병원 소아청소년과 주임과장은 아이들의 질환 관련 사전 상담을 진행했다. 김 과장은 접종 후 접종 이후 아나필락시스 여부 관찰을 위해 원내에서 30분 가량 대기할 것을 요청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접종 시 등록된 연락처를 통해 해당 연령대의 접종 대상자들에게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주의사항 및 조치사항을 안내하고 있다. 1차 접종은 접종 후 3일·7일에, 2차 접종은 접종 후 3일·7일·42일에 걸쳐 안내가 진행된다.
물론 이씨처럼 자녀에게 접종을 서둘러 맞히려는 부모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혹시 모를 이상반응이나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 유행 상황 속에서 돌파감염이 속출하자 자녀에게 접종을 꺼리는 부모들도 적지 않다.
이씨는 “아이들이 독감주사도 주기적으로 맞아서 코로나19 예방접종을 특별하게 여기진 않았다”며 “접종완료자만 입국을 허용하는 국가들이 있어서 올 여름에는 가족과의 해외여행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접종 당사자인 아이들도 백신에 대한 거부감은 크게 없었다. 첫째 이모군은 “아빠가 접종 후 팔이 좀 부어서 접종을 하기 전에 걱정이 조금 됐다”면서 “백신을 맞으면 학교에 갈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둘째인 이모군은 접종을 하겠다는 친구가 있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제가 처음”이라면서 “백신을 맞으면 하고 싶은 것을 많이 할 수 있으니까 맞아야 한다”고 대답했다.
현재 소아 대상 예방접종을 시행하고 있거나 준비 중인 국가는 총 62개국이다. 화이자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한 미국 등 4개 국가의 임상연구를 보면, 소아용 백신을 접종한 만 5세~11세와 기존 백신을 접종한 16~25세의 면역반응은 유사하게 나타났다. 감염예방효과는 90.7%로 확인됐다.
미국 질병통제국(CDC)은 2차접종을 완료한 만 5세~11세의 경우, 오미크론 변이 유행 기간 중 응급실 및 긴급치료 예방효과는 51%, 델타 및 오미크론 변이 유행 기간 중 입원 예방효과는 74%라고 발표했다.
소아용 백신은 미국 등 4개국에서의 임상연구에서, 중대한 이상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 전반적인 안전성 정보는 16~25세와 유사했으며, 대부분의 이상반응은 경증에서 중간 정도 수준으로 3일 이내 증상이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CDC는 만 5세~11세 870만 건의 예방접종 결과, 총 4천249건(0.05%)의 이상반응이 보고됐다고 밝혔다. 97.6%는 발열·두통·구토 등 일반적인 이상반응이었다.
호주와 독일 등 만 5세~11세 접종을 이미 시행 중인 국가에서도 소아접종의 안전성에 관한 유사한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접종 후 이상반응은 성인과 유사하게 일반 이상반응이었으며, 증상은 대체로 수일 내 소실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민균 과장은 “안전한 접종 시행을 위해 백신 온도 관리·유효기간 확인·접종 과정 오류 관리 등을 하고 있다”며 “정확한 정보와 주의사항을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저질환을 보유한 소아에 대해 “접종이 권고된다”고 강조했다.
관련해 예방접종전문위원회는 중증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에게는 접종을 적극 권고하고 있다. 만 5세~11세 중 접종이 필요한 고위험군은 ▲만성폐질환·만성심장질환·만성간질환·만성신질환·신경-근육질환 ▲당뇨·비만·면역저하자(면역억제제 복용자) ▲만성질환으로 사회복지시설 등 집단시설에서 치료·요양·수용 중인 소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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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과장은 “자녀 접종 후 2~3일 동안 평소에 없었던 증상이 있는지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며 “일주일가량은 무리한 운동을 자제하고 열이나 흉통이 있다면 즉시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잘못 알려진 의료정보나 공포 때문에 과한 걱정을 하는 부모들이 많다”며 “너무 인터넷 의학 정보 맹신하지 말고 소아과 상담 등을 통해 정확한 정보를 얻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