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 코비드' 비상...몇달째 코로나19 증상 계속된다

코로나19 확진자 87%가 한 차례 이상 후유증 경험

헬스케어입력 :2022/03/29 14:16

온라인이슈팀

직장인 A씨(41)는 지난해 12월 코로나19에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열흘이 지나 격리 해제됐지만 최근까지 냄새를 맡지 못하는 후유증을 겪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냄새를 잘 맡을 수 없고 음식을 먹어도 맛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가 두 달 이상 지속되자 후유증이 낫지 않는 것은 아닌지 불안감이 커졌다. 다행히 후각은 서서히 돌아왔지만 아직까지 예전처럼 냄새를 잘 맡지는 못하는 상태다. 이런 증상으로 인해 신체적인 불편 뿐만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상당했다.

코로나19(제공=픽사베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200만명을 넘어서면서 이처럼 상당 기간 동안 후유증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이른바 '롱 코비드(long COVID)'로 불리는 장기 후유증은 일부 확진자에서만 나타나는 증상이 아니다.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국립중앙의료원이 최근 코로나19 완치자 47명을 조사한 결과 완치 1년 뒤 한 번이라도 후유증을 경험한 사람은 87%에 달했다. 증상으로는 피로감(57.4%)이 가장 많았고  운동 시 호흡곤란(40.4%), 탈모(38.3%), 가래(21.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롱 코비드는 코로나19 확진되고 몇 주 후에도 증상을 경험하는 경우를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 코로나19 증상이 3개월 동안 지속될 수도 있으며, 일부에서는 6~9개월까지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후유증은 다양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르면 코로나19 감염 후 나타날 수 있는 후유증은 ▲호흡곤란이나 숨가쁨 ▲피로 ▲운동 후 권태감 ▲사고력 또는 집중력 저하(브레인 포그) ▲기침 ▲가슴 통증 ▲두통 ▲심장 이상 박동 ▲관절통·근육통 ▲설사 ▲수면 문제 ▲발열 ▲현기증 ▲발진 ▲감정 기복 ▲후각·미각 저하 ▲생리 주기 변동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후유증의 증상이 가볍지 않은 경우도 많다. 개그맨 박명수의 경우 최근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에서 "코로나19 완치된 지 3주가 지났는데 아직도 코 맹맹한 소리가 난다. 기침이 나고 답답하다. 지금도 약을 먹는다. 정말 아프다. 코안에 누가 주먹을 넣어둔 것 같다. (독감과) 전혀 다르다. 목소리도 안 나온다"고 상태를 전했다.

아직 코로나19 후유증의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다. 바이러스가 우리 몸 안에서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다가 후유증을 일으키거나 바이러스가 침투한 뒤 나타나는 면역 반응으로 인해 후유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전문가들은 후유증이 장기화될 경우 단순히 호흡기 뿐만 아니라 여러 장기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피곤함을 느끼는 경우가 가장 많고 바이러스가 호흡기에 침범해 호흡곤란을 앓거나 기침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대부분 폐렴이 발견된다. 후각 상실이 오는 경우도 있다"며 "또 최근 연구를 보면 대내 피질에 영향을 줘서 뇌에 영구적인 손상이 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특히 롱 코비드는 당뇨, 만성 호흡기 질환, 혈관 질환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고위험군에서 잘 발생하고 증상이 지속되는 기간도 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유증이 지속될 경우 평소 가지고 있는 기저질환이 더 악화될 위험이 커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아직까지 코로나19 후유증에 대처할 수 있는 공인된 치료법은 나와 있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누적 확진자가 1200만명을 넘어선 만큼 앞으로 롱 코비드를 호소하는 환자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경우 초기에 빠르게 치료해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서 증식하는 것을 최소화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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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교수는 "코로나19에 걸리면 바로 치료를 해서 최대한 바이러스 복제량을 감소시키는게 지금으로서는 최선의 방책"이라며 "경구치료제나 렘데시비르 등 치료제를 빠르게 투여하는게 좋다. 약이 적용되지 않는 대부분의 환자들의 경우에는 바로 대면진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시키는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