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검사 후 등교' 한 달…"코 찌르기 힘들어"

학부모들 "유치원·학교 보내려면 검사 해야"…일각선 "트라우마"

인터넷입력 :2022/03/27 09:44

온라인이슈팀

신속항원검사 도구(키트)를 활용한 '등교 전 선제검사'가 곧 한 달을 맞는다. 교육부는 교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제검사를 권고한다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27일 여전히 다소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유치원생 자녀를 둔 김모씨(33·여)는 아이가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이용한 검사를 싫어한다면서도, 어쩔 수 없이 일주일에 2회 등원 전 검사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신속진단키트

김씨는 "주위에 '면봉만 들어도 아이가 자지러져서 잘 때 찌른다'는 부모도 있는데, 아이가 그래도 따라주는 편"이라면서 "코로나에 걸려서 아픈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고 계속 검사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했다.

중학교 1·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강모씨(44·여)도 "주변 친구들 중 확진자가 많아 아이들도 충분히 이해를 하고 선제검사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반에서 몇 명씩 (코로나로) 등교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선제검사를 계속 시킬 것"이라고 했다.

이미 코로나19에 걸렸다가 완치된 자녀를 둔 학부모도 선제검사에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학교에서 코로나19 확진된 학생이 계속해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학교에서 선제검사를 하라고 해서 그런지 아이가 별다른 거부감 없이 본인 스스로 검사를 하는 편"이라면서 "이번에 양성 판정을 받아 중단 중이지만 완치된 이후엔 혹시 모를 경우를 대비해서 선제검사는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중학교 1학년생과 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조모씨도 "아이가 이미 2월 초에 오미크론을 앓았다"며 "반 친구 중에 확진자가 나오면 그때만 선제검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다른 학부모 A씨는 "아이가 (키트 검사를) 너무 싫어한다"면서 "아이한테 트라우마로 남을 것 같아 걱정된다. 검사를 따로 하지 않고 있고, 앞으로도 딱히 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연년생 자녀를 둔 황모씨(34·여)도 "아이들이 검사를 하도 싫어해 최대한 가정보육 위주로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가운데 교육부가 개학 직후 1주간(3월 2~7일) 선제검사를 통해 확진자 약 16만명을 조기에 발견했다며 선제검사를 계속 진행하도록 한 것을 두고 학교에선 과도한 업무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교육부에 따르면 개학 후 지난 21일까지 교직원 8만5791명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상태다. 안 그래도 코로나19로 수업과 관련없는 업무가 늘었는데, 확진 교사의 빈자리도 채워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최근 성명서를 내고 교육부의 방침 때문에 교사들이 번 아웃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시도교육청에서 수령해 각급 학교단위에서 소분해 학생들에게 나눠주는 역할을 교사에게 떠넘기지 말고 안정적 공급이 가능하도록 대책을 낼 것을 여러 번 촉구했다"며 "검사 도구 소분 업무 과중을 고려했다면 교육부는 지금 당장 소분된 키트를 학교에 나눠줘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학교 상황은 교육부가 매주 제시하는 새 학기 오미크론 대응 현황 숫자만으로는 알 수 없다"며 "교육부는 당초 약속한 촘촘한 지원이 사라진 학교의 현실을 직시하고 지금이라도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관련기사

교육부는 코로나19 유행상황과 검사 도구 소분 등에 대한 학교의 업무 가중을 고려해 다음달 셋째 주부터 학생의 선제검사 횟수를 주 1회로 줄인다. 5월 이후의 선제검사 방침에 대해선 아직 안내된 바가 없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