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프리미어리그 첼시를 소유해 러시아 ‘올리가키’(재벌) 중 가장 유명한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해결사가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그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절친인 것은 물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연결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아브라모비치를 제재 명단에서 제외해 줄 것을 요청할 정도로 그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아브라모비치를 제재 명단에서 제외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재무부가 이달 초 아브라모비치를 제재 명단에 포함했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의 요청에 의해 제외됐다고 WSJ은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절친인 아브라모비치가 러시아와 휴전협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이유로 협조를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브라모비치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최측근과 연결돼 있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모종의 협상을 도울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브라모비치는 우크라이나의 영화감독인 알렉산더 로딘스키와 잘 알고, 로딘스키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코미디언으로 활약할 때 영화에 그를 출연시켰던 감독이다.
이에 따라 아브라모비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비밀채널을 가동하는데 가장 적합한 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브라모비치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평화협상을 성공시키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침공이 있은 지 며칠 후 아브라모비치 대변인은 “그가 우크라이나 정부에 평화로운 해결을 달성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고 제안했다”고 말하면서 그의 개입을 확인했다.
지난 2003년 첼시를 인수한 뒤 주로 영국에서 활동하는 아브라모비치의 자산은 영국과 유럽, 미국 등 세계에 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영국과 유럽연합(EU)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 아브라모비치의 자산을 압류하는 등 그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그러나 미국은 아직 그에 대한 제재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 아브라모비치는 미국에도 저택 등 자산을 소유하고 있다.
아브라모비치는 지난 2일 첼시 구단 매각을 공식발표했으며, 구단 매각 대금을 우크라이나 전쟁 희생자들을 위한 자선 재단을 설립하는 데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첼시를 세계적 명문구단으로 키웠으나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이후 러시아의 대표적 올리가키인 그의 재산을 몰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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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는 2003년 아브라모비치가 인수하면서 전혀 다른 팀이 됐다. 그가 구단주로 부임한 뒤 선수 영입에 큰 투자를 한 첼시는 약 20년 동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2회, 프리미어리그 5회 우승을 경험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