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이더리움' 시세가 지속 상승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 동안 예고돼왔던 이더리움 2.0 업데이트 시점이 구체화되면서 시세 상승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암호화폐 평균 시세 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3일 기준 이더리움 시세는 지난 일주일간 13.5% 가량이 올라 2천970 달러 대를 기록하고 있다. 다른 주요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시세가 같은 기간 약 7.8% 정도 상승한 것에 비해 더 큰 상승 폭을 보였다.
최근 이더리움 공동 설립자인 조셉 루빈이 이더리움 2.0 출시 일정을 재언급한 점이 시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루빈은 지난 18일 글로벌 블록체인 포럼 '캠프 이더리얼'에서 이더리움 2.0 출시 일정이 올해 2~3분기로 점쳤던 이전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업데이트 과정이 순탄하다고 밝혔다.
2.0 업데이트 계획이 처음 알려진 2018년 말 이후, 업데이트가 완료될 때까지 약 반 년의 시간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이더리움이 2.0 버전으로 바뀌면 합의 알고리즘이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 전환되고, 블록체인에서 처리되는 초당 트랜잭션(TPS)는 수십 건 수준에서 10만건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컴퓨터 파워가 큰 노드가 블록을 생성하고 보상으로 코인을 받는 PoW 방식은 막대한 전력 낭비를 불러온다는 비판이 따랐다. 채굴 전문 업자들이 담합해 네트워크에서 51% 이상의 해시 연산력을 갖게 되면 거래 내역을 위·변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PoS 방식의 이더리움 2.0은 보유한 지분에 따라 블록을 생성하고 코인을 받는 방식을 취해 PoW의 이런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거래 처리 속도가 빨라지고, 수수료도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더리움 개발자 비탈릭 부테린은 2.0 버전으로 전환 시 채굴 관련 탄소 배출량이 99%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더리움이 여러 문제점들을 개선한 2.0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되면 기관들의 이더리움 채택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블록체인 벤처 및 디파이 관련 헤지펀드인 타구스캐피탈멀티스트레지펀드의 파트너 일란 솔롯은 "이더리움이 PoS로 전환하게 되면 기관이 에너지 소모 관련 비판을 방어할 필요가 없어져 채택이 더 쉬워진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해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비트코인 결제 지원을 중단하고, 그 이유로 채굴에 따른 전력 소모를 언급한 바 있다. 이런 사태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외 시세 상승 효과로 이더리움 물량 일부가 2.0으로의 전환 준비 과정에서 소각된 점도 꼽힌다. 지난해 8월 이더리움 수수료 중 고정비인 베이스 피는 소각하고, 팁만 채굴자에게 주는 'EIP-1559'를 도입했다. EIP-1559 도입 이후 이더리움 현황을 분석하는 사이트 워치더번에 따르면 현재까지 200만 이더리움이 소각돼 순 공급량이 65.2% 감소했다.
향후 이더리움의 활용이 활발해질 것으로 여겨지는 가운데, 가상자산을 예치하는 대가로 보상을 받는 '스테이킹' 수익률에 거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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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더 겸 분석가인 알렉스 크루거는 블록체인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에 "이더리움 스테이킹이 전통적 시장에서의 인플레이션 조정 수익률보다 더 나은 수익률을 제공할 것"이라며 수익률을 10~15%로 전망했다.
암호화폐 전문 시장조사업체 인투더블록도 "채굴업자가 벌어들이던 수수료가 스테이킹 보상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이더리움 스테이킹 수익률이 7~12% 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