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제한 잘 지키면 위반자 벌금으로 상금 준다고?

과거 스웨덴서 테스트..."법도 지키고 운전해서 상금도 받다니 완벽"

카테크입력 :2022/03/22 10:08

속도 제한을 잘 지키는 운전자를 추첨한 뒤, 위반자가 낸 벌금을 상금으로 돌려주면 어떨까.

굳이 경찰관이 단속하거나 처벌하지 않아도 운전자들이 자발적으로 교통 법규를 더욱 잘 준수하지 않을까.

이 같은 궁금증에서 고안된 교통 시스템이 과거 스웨덴에서 실험적으로 이뤄진 사실이 소셜네트워크(SNS)상에서 회자되고 있다. ‘스피드 카메라 복권’으로 불리는 이 시스템은 실제로 지난 2010년과 2011년 짧은 기간 운영됐는데, 그 이후에는 교통 당국과 정치인들에 의해 추진되지 않았다.

CCTV 자료사진(제공=픽사베이)

AAP·기가진 등 외신에 따르면, 얼마 전 호주의 페이스북 한 그룹에서는 스웨덴 스톡홀름에는 스피드 카메라 복권이 존재하고, 제한 속도 이하로 달리는 운전자는 속도위반을 저지른 사람이 낸 벌금에서 추첨을 통해 상금을 받게 된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 같은 게시물은 여러 계정에 의해 공유됐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설마 그런 시스템이 있겠냐”는 반응을 보였지만 호주 언론사인 AAP에 따르면 스웨덴 스톡홀름 몇몇 지역에서는 ‘스피드 카메라 복권’이 실제 운영됐다고 보도했다.

스피드 카메라 복권은 스웨덴 교통 안전 기관인 NTF와 자동차 회사 폭스바겐이 공동 개최한 ‘즐거운 안전 운전을 권장하는 아이디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시스템이다. 이를 고안한 케빈 리처드슨 씨는 단순히 자동으로 속도위반을 체크하는 기계를 넘어, 위반자의 벌금에서 조달된 돈 만큼 제한 속도를 지킨 사람에게 복권처럼 보상해주는 방식을 생각했다. 이 시스템은 지난 2010년 9월 스톡홀름에서 실험적으로 이뤄졌다. 그는 “나는 실제로 사람들을 돕기 위해 게임을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장치는 설치된 카메라가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이용해 속도를 잘 지킨 차를 자동으로 복권에 등록하는 구조다. 3일 간의 실험에서 2만4천857대의 차가 장치 옆을 지나갔다. 당시 운전자들은 “법을 지키고 운전해서 돈을 받다니 정말 좋다. 완벽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또 실험 전 이 도로를 지나는 차의 평균 속도는 32km였는데, 실험 기간에는 평균 속도가 22% 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5명이 복권에 당첨됐고, 한 사람에게 약 2만 크로나(257만원)가, 4명에게 1만 크로나(128만원)가 지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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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에도 2011년 5월과 6월 스웨덴 헬싱보리 등에서 비슷한 실험이 이뤄졌다. 그런데 그 후 교통 당국과 정치권에서 이 아이디어를 추진하지 않으려 해서 더 이상 복권 시스템은 실시되지 못했다. 또 실험 기간 중 상금은 리처드슨 씨 아이디어처럼 위반자가 낸 벌금에서 지급된 것이 아닌, 폭스바겐에서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AAP는 페이스북에서 회자가 된 내용에 대해 “부분적으로는 맞는 내용”이라면서도 “2010년과 2011년 짧은 기간만 실시됐을 뿐 현재는 폐지된 아이디어”라고 지적했다. 또 상금이 위반자의 벌금에서 지불되지 않은 부분도 지적하며, 사실과 다른 부분도 있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