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는 왜 인스타그램에 NFT 도입하나

"메타버스에선 창의적 일자리 많이 생겨…표현수단으로 특히 중요"

인터넷입력 :2022/03/16 16:56    수정: 2022/03/16 20:50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스타그램에 대체불가토큰(NFT)을 곧 도입할 계획이다.”

‘메타버스 전도사’ 마크 저커버그가 또 다시 깜짝 발표를 했다. 계열사 중 하나인 인스타그램에 조만간 NFT를 적용하겠다고 선언했다.

저커버그는 1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 행사에서 이 같은 계획을 공식화했다.

SXSW는 매년 오스틴에서 열리는 영화, 인터랙티브, 음악 페스티벌이다. 특히 SXSW 인터랙티브는 내로라하는 스타트업들의 등용문으로 자리잡을 정도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트위터, 포스퀘어, 스냅챗, 핀터레스트 등도 이 행사를 통해 자신들의 존재를 알렸다.

마크 저커버그 (사진=씨넷)

저커버그가 이끌고 있는 메타는 일찌감치 '메타버스 퍼스트'를 선언한 기업이다. 따라서 메타버스 비전을 강조하는 것은 전혀 어색하지 않다.

그런데 저커버그는 왜 메타버스와 함께 NFT를 강조한 걸까? 그것도 페이스북이 아니라 인스타그램에 NFT를 먼저 적용하겠다고 선언한 것일까?

■ "메타버스는 인터넷의 다음 단계…우리는 기반기술 구축 총력"

저커버그는 SXSW 인터랙티브 행사에서 샤크 탱크의 투자자인 데이먼트 존과 대담을 통해 메타버스 비전에 대해 풀어놨다.

지난 해 회사 이름까지 메타로 바꾼 저커버그는 이날 대담에서도 메타버스의 미래에 대한 강한 신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이날 “메타버스는 인터넷의 다음 장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지금 주류 기술인 무선 인터넷 다음 단계는 메타버스가 될 것이란 주장이다.

(사진=페이스북)

물론 메타버스는 아직 우리 곁에 존재한다고 보기는 힘들다. 전면적으로 실행되기까지 몇 년이 더 필요할 지도 알 수 없다. 심지어 ‘메타버스’가 활짝 열릴 지조차 의문이다.

하지만 저커버그는 메타버스 시대가 올 것이란 강한 신념을 갖고 있다. 물론 자신이 이끌고 있는 메타가 그 중심에 서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저커버그는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이날 대담에서 “(메타는) 메타버스 자체를 만드는 게 아니다”면서 “우리는 메타버스를 구현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메타버스가 실현되기 위해선 메타 뿐 아니라 여러 기업들이 함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게임 회사인 로블록스와 칩 전문업체 엔비디아를 핵심 기업으로 꼽기도 했다.

■ "메타버스, 자기 표현 위해 지출하는 건 현실세계와 다를 것 없다"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현실을 초월한 공간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해서 메타버스가 '단일한 공간'은 아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세계에도 다양한 모습이 있듯, 메타버스도 마찬가지다. 저커버그가 '여러 기업들이 함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한 것도 같은 의미다.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공간인 만큼 자기 표현도 중요하다. 이 부분에서 NFT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저커버그는 "회상회의를 할 때 복장에 신경을 쓰는 것처럼 메타버스에서도 자기 표현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아바타 모양 뿐 아니라 아바타의 복장까지도 자기 표현 수단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현실 세계에서 자기 표현을 위해 돈을 쓰는 것처럼 메타버스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지출을 하게 된다고 저커버그는 강조했다. 그런 점에선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저커버그의 생각이다. 

사진=페이스북

그는 또 "메타버스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창의적인 일을 할 것이기 때문에 수 백 만 가지 일자리가 생기게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지금 우리가 느끼고 있는 것과는 다른 종류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 NFT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메타버스에선 사람들이 자신들의 가상 자산을 NFT 형식으로 만들게 되기 때문이다. 

저커버그는 이날 "수 개월 내에 인스타그램에 NFT를 도입할 수 있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그는 구체적인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결국 저커버그가 NFT를 꼭 집어서 강조한 것은 메타버스 비전을 키우는 데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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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저커버그를 비롯한 메타 임원들은 그 동안 여러 차례 NFT에 대해 관심을 나타냈다.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최고경영자(CEO)는 "적극적으로 NFT를 연구하고 있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또 지난 1월에는 암호화폐 지갑인 노비에 NFT를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저커버그도 NFT가 메타가 추구하는 메타버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