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와 일상의 분리를 위해 스마트폰을 두 개 사용하는 직장인 강모씨(29)는 최근 발매된 갤럭시S22 울트라를 자급제로 구매해 알뜰폰에 가입했다. 스마트폰을 여러대 사용하는 만큼 통신비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강씨는 "알뜰폰(MVNO)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동통신 3사를 이용할 때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정모씨(33)도 휴대폰 요금을 아끼기 위해 알뜰폰을 선택했다. 정씨는 "5G 요금제와 스마트폰 기기값을 합하면 매달 10만원 정도를 내야 한다"며 "다달이 빠져나가는 요금제가 부담스러워 이번에 알뜰폰 요금제로 눈을 돌렸다"고 설명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자급제 스마트폰을 구입하고 알뜰폰 요금제를 찾는 것이 통신비를 절약하는 하나의 전략으로 통하고 있다.
알뜰폰은 기간통신사업자들로부터 통신망을 빌려 사용하며 망 대가를 지불하는 사업자다. 통신사가 제공하는 요금보다 저렴한 유심요금제를 주로 선보이는데, 최근 이들은 가격경쟁력을 내세워 LTE는 물론 통신 3사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5G 시장으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2010년 도입된 알뜰폰은 2015년 500만명의 가입자를 모았고, 도입 11년만인 지난해 11월 가입자수 1천만명을 달성했다. 특히 최근에는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다.
지난 1월 시장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스마트폰을 구입한 소비자 중 자급제 단말을 선택한 이는 전체의 35%였고 이 중 90%가 알뜰폰 요금제를 선택했다.
이 가운데 10~30대의 비중이 전체의 54%로 절반을 넘어섰다. 특히 20대의 경우 2018년 13%에서 지난해 25%로, 알뜰폰 이용 비중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그동안 젊은 세대에게 알뜰폰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2019년 4월 5G가 상용화되고 스마트폰 가격과 요금제가 높아지면서 알뜰폰에 눈을 돌리는 소비자가 늘어났다. 현재 통신 3사의 5G 요금제는 대부분 5만5천원부터 시작하는데 젊은 세대들에게는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알뜰폰은 지난 2020년 도매대가가 22.8% 인하된 데 이어 지난해 30% 가량 인하되며 사업자들이 더 경쟁력 있는 자체 요금제를 갖추게 된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데이터를 10GB 정도 제공하는 요금제의 경우, 통신 3사는 5만5천원으로 가격을 책정한 데 비해 알뜰폰의 경우 ▲KT스카이라이프 3만3천원 ▲리브모바일 3만3천원 ▲SK 7모바일 3만9600원 등 30%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알뜰폰이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가격경쟁력 외에도 접근성 등이 높아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알뜰폰은 주로 온라인에서 판매되고 있어 오프라인 접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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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알뜰폰의 성장을 위해 KB국민은행과 함께 올해 안에 알뜰폰 스퀘어를 추가로 개소할 예정이다. 알뜰폰 스퀘어는 알뜰폰을 소개하고 현장 가입이 가능한 알뜰폰 전용 홍보관으로, 지난 2020년 10월 개소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통해 더 많은 시민이 정보를 접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유플러스도 고객들에게 알뜰폰을 알리기 위해 오프라인 접점을 늘리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일 중소 알뜰폰 사업자와의 상생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 1일 전국 우체국 29곳에 '알뜰폰 전용 상담존'을 오픈했다. 상담존에서는 LG유플러스 지역 매니저가 요금 안내를 비롯한 가입 상담을 제공하며 개통은 알뜰폰 담당자를 통해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