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대선 개표 방송에도 맹활약···메타버스·디지털 트윈도

공중파, 지상파 방송사들 저마다 AI 활용해 보는 재미 더해

컴퓨팅입력 :2022/03/09 15:30    수정: 2022/03/09 21:10

지상파와 공중파 방송사들이 9일 선보이는 20대 대선 개표 방송에 인공지능(AI)이 맹활약한다. 코로나19 사태 한복판에서 치러진 사상 초유의 이번 20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인공지능(AI)은 여야 후보의 선거 운동에 큰 도움을 준 바 있다. 

우선 MBN은 대선 개표방송에서 사상 처음으로 후보들에게 딥휴먼 기술을 적용, 재미를 더한다. 7080 복장을 한 이재명, 윤석열 두 대선 후보가 각종 추억 속 놀이를 벌이는데, 동심으로 돌아가 딱지를 치는가 하면, 현란한 발놀림으로 제기를 차기도 한다. 승패에 따라 표정이 엇갈리는데 실제 후보가 아니라 AI를 활용한 합성 얼굴이다. 다른 사람의 체형에 인공지능학습을 거친 후보들의 얼굴을 입히는 이른바 딥휴먼 기술을 적용했다. MBN이 선보일 AI 기술은 클레온이라는 AI전문기업이 보유한 기술을 활용했다. 진승혁 클레온 대표는 "후보들이 못 내는 감정표현 등을 다 따라할 수 있게 만들었다"면서 "시청자들에게 좀 더 재밌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게 했다"고 밝혔다.

개국 이후 처음으로 출구조사를 하는 JTBC는 일산 스튜디오 개표방송 무대에 가상 인간으로 구현한 1, 2위 후보와 전직 대통령들을 깜짝 등장시킬 예정이다. 증강현실과 AI 기술로 복원한 전직 대통령들은 미래의 지도자에게 비전 메시지를 당부하고 개표 상황을 함께 지켜본다. 출구 조사 결과는 투표를 마감하는 오후 7시 30분에 발표되는데, JTBC는 독자 개발한 당선인 예측 시스템 '비전 J'를 통해 이를 공개한다. AI가 잘하는 것 중 하나가 진단과 예측인데, JTBC는 '비전 J'에도 AI를 적극 활용했다. JTBC는 전통적인 지지층이 어떻게 움직였고, 투표일 직전까지 마음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은 얼마나 되는지도 여러 차례 진행한 온라인 패널 조사를 토대로 깊이 있게 전달할 예정이다.

지상파도 개표 방송에 AI를 적극 활용했다. 특히 SBS는 자체 예측 분석 시스템인 'AI유확당'(유력·확실·당선)을 업그레이드한 '2세대 AI유확당'을 선보인다. '2세대 AI유확당'은 개표 진행 상황에 따라 당선자 윤곽을 세밀하게 예측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에 페르소나가 부여된 캐릭터 '꼼꼼이'와 '화끈이'를 등장시켜 시청자에게 재미를 더한다.

AI 뿐 아니다. 세계 처음으로 메타버스 개표 방송이 진행되는 등 이번 개표 방송에도 방송사간 첨단 IT경쟁이 뜨겁다.

KBS는 청와대를 XR로 구현해 데이터 쇼를 선보인다. 24미터 초대형 직각 LED월과 듀얼 K-월을 통해 대선 양강 구도를 규모감있게 전달한다. 98인치 스크린 K-터치로 선거 결과와 의미를 분석하고, 지역별 투표율과 개표 상황을 그래픽 쇼로 보여준다. 특히 국내 최고 높이의 롯데월드타워(123층·555m)를 캔버스 삼아 미디어파사드 쇼를 펼친다. 투개표 정보는 드론 영상과 함께 전달한다. 아파트 7층 높이의 KBS 옥상 헬기장은 실시간 선거 상황을 보여주는 AR 존으로 변신하고, 여의도 고층 건물과 KBS 내 구조물을 배경으로 효과적인 AR 그래픽 구현을 위해 자체 제작한 RC 자동차 캠도 동원한다.

또 KBS는 SK텔레콤 메타버스 플랫폼인 '이프랜드'에 이용자들이 함께 개표방송을 볼 수 있는 가상공간도 마련했다. 개표방송 스튜디오 건물과 내부 공간을 실제와 동일하게 구현했다. 이프랜드는 오후 4시30분부터 메타버스 개표방송을 한다.

SBS는 선거방송 최초로 3D LED 미디어 아트를 통해 국민 바람을 담은 희망 나무가 실시간으로 자라고, SBS 선거방송 캐릭터들이 뛰노는 모습을 선보인다. 또 실시간 개표정보 그래픽 '바이폰'이 진화, 선거방송 최초로 주요 후보자를 3D 스캔해 촬영한 모습을 보여준다. 인물의 얼굴 사진을 잘라 붙이는 방식에서 벗어나 3D모델링과 영상 자료를 활용해 생동감 넘치게 후보를 구현했다. 특히 창작 3D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메시지 부분도 강화했다. 특히 새로운 투·개표 시스템인 '디지털 트윈'을 도입,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데이터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게 시각화하고 실제 투표소와 개표소를 옮겨온 듯한 공간감을 제공한다. 업그레이드한 터치스크린은 듀얼 스크린을 활용해 역동적으로 표심을 분석한다. 승부처와 접전 지역, 키워드별 관심지역 등도 빠르고 정확히 전달할 예정이다.

MBC도 사내 스튜디오를 초대형 LED 무대로 꾸민다. 방송 역사상 최대 규모를 투입해 가로 17m, 세로 13m, 높이 7m 공간을 LED로 채운다. 그래픽과 콘텐츠를 결합, 데이터 쇼로 연출할 예정이다. 광화문 일대에도 스튜디오를 마련한다. 경복궁과 청와대가 내려다 보이는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옥상정원에 특별 스튜디오를 설치한다. 메타버스 이프랜드에 실시간 개표방송을 볼 수 있는 '내일 스튜디오'도 마련한다. 정당별 스튜디오를 만들어 지지자끼리 모여 후보를 응원할 수 있다. 특정 지지자가 없는 경우 별도로 마련한 공간에서 시청하면 된다.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입장 가능하며, 다음날 선거 방송이 끝날 때까지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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