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기자의 e게임] 그란 투리스모7, 시리즈 25주년 기념할 게임성

보다 향상된 물리엔진과 그래픽...초보자도 즐길 수 있는 뮤직랠리

디지털경제입력 :2022/03/08 15:16

그란 투리스모. 자동차를 좋아하는 이와 콘솔 게임 이용자에게 각기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질 단어다. 전자에게는 먼 거리를 달릴 수 있는 고성능 차량을 의미하는 단어이지만 후자에게는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출시된 레이싱게임의 이미지가 더욱 뚜렷하다.

그란 투리스모7은 질주하는 느낌을 강조했지만 반대로 비현실적이었던 기존 레이싱게임과 달리 사실적인 성향을 강조해 게임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킨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차량 특성에 따라 오버스티어, 언더스티어가 실제처럼 발생하며 차량을 어떻게 설정하는지에 따라 기록과 주행 방식이 달라지는 등의 요소를 도입한 것이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의 특징이다. 당대 최고 수준의 그래픽으로 현장감을 전달한다는 점도 이 시리즈의 주요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그란 투리스모7은 이런 시리즈 정체성을 그대로 유지하고 강조한 게임이다. 그래픽은 더욱 강조됐으며 이용자가 차근차근 게임에 적응할 수 있는 라이선스 시스템도 여전하다. 또한 새롭게 추가된 카페 시스템에서 메인 퀘스트를 수행하고 및 자동차 브랜드의 역사를 훑어볼 수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과거에는 호평받았지만 시뮬레이션 성향의 레이싱 게임이 늘어나면서 상대적인 약점으로 지적받기 시작한 물리엔진도 크게 개선됐다. 코너 진입 속도와 노면 상태, 스티어링 휠을 얼마나 틀었는지에 따른 하중이동이 더욱 사실적으로 적용됐으며 차량과 차량이 충돌했을 경우의 복잡한 상황도 사실적으로 그려진다.

또한 튜닝 시스템이 복잡해진만큼 튜닝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과가 그려지기도 한다. 숙련자의 경우 같은 차량으로 같은 코스를 달리더라도 본인이 원하는 튜닝 방법에 따라 랩타입이 몇초씩 차이가 난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

그래픽도 사실적으로 그려졌다. 특히 광원과 반사, 그림자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비가 내린 경우 트랙에 물이 먼저 고이는 부분이 정해져있고 트랙 가운데부터 물이 마르기 시작하는 등의 묘사도 눈길을 끈다. 특히 이런 젖은 노면이 단지 그래픽에 그치지 않고 실제 주행에도 영향을 줄 정도로 물리현상 구현에 공을 들인 것이 특징이다.

플레이스테이션5 컨트롤러인 듀얼센스의 햅틱 피드백을 이용한 다양한 진동도 몰입을 높인다. 액셀레이터를 밟을 때의 저항이 트리거 버튼에 구려지고 노면 상태에 따라 각기 다르게 전해지는 진동도 듀얼센스 컨트롤러로 구현했다. 과거 그란 투리스모가 처음 출시됐을 당시에는 진동이 구현됐다는 점만으로도 충격을 받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스티어링 휠을 잡고 있는 느낌마저 구현하는 시대가 된 현재의 기술에 감탄이 나올 뿐이다.

여기에 다소 마니악한 게임이라는 지적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를 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뮤직 랠리는 배경음악을 정하고 박자에 맞춰 자동차를 달리는 모드다. 배경음악을 틀어놓고 느긋하게 그래픽을 감상하며 게임을 즐길 수 있어 레이싱 게임 초심자에게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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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란 투리스모7은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게임성 개선이 예고된 상황이다. 소니의 AI 연구조직 소니 AI와 폴리포니 디지털이 협력한 레이싱 AI '그란 투리스모 소피'가 추후 업데이트 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정상급 선수의 실제 주행 데이터를 적용한 차량과 같은 코스를 달릴 수도 있다. 단순히 빠르게 달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각 운전자의 코스 공략 방식과 운전 매너까지 적용되어 현실적인 느낌이 더욱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시뮬레이션 레이싱 게임을 가정으로 이끌어 온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는 오랜 침묵을 깨고 이용자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오랜 기다림에 충분한 보상이 될 정도로 훌륭하다. 다만 게임 진행 상황이 서버에 저장되기 때문에 온라인에 연동된 상황에서만 온전히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