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제품 PC도 러시아·벨라루스 판매 중단...시장 '올스톱'

핵심 부품·완제품·주변기기 이어 운영체제도 공급 차단

디지털경제입력 :2022/03/07 16:36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러시아·벨라루스 지역의 수출규제로 해당 지역 PC 시장이 고사 직전 빈사 상태에 놓였다.

인텔과 AMD가 모든 제품 공급을 중단한 데 이어 엔비디아도 그래픽카드 등 공급 중단에 동참했다. 또 미국에 본사를 둔 주요 PC 제조사가 제품 공급을 중단하며 PC 완제품과 프린터·복합기, 모니터 등 완제품 중단도 끊겼다.

러시아·벨라루스 PC 시장이 핵심 부품부터 주변기기, 운영체제 신규 공급까지 모든 측면에서 제약을 받고 있다. (사진=펙셀즈)

PC 구동에 필수적인 운영체제 공급도 중단됐다. 마이크로소프트도 5일부터 러시아와 벨라루스 지역에 윈도11 운영체제를 비롯해 각종 서비스와 제품 완전히 중단한다고 밝혔다.

■ 인텔·AMD·엔비디아 등 빅3, 수출 규제 동참

코어·제온 프로세서를 공급하는 인텔, 라이젠·에픽 프로세서와 라데온 그래픽칩셋을 공급하는 AMD에 이어 지포스 그래픽칩셋을 공급하는 엔비디아도 러시아·벨라루스 지역에 제품을 공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인텔은 지난 4일 공식 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며 러시아와 벨라루스 지역 고객사에 대한 모든 제품 선적을 중단했다"고 선언했다. AMD도 "미국과 다른 국가의 수출 규제에 따라 러시아와 벨라루스 지역에서 제품 판매와 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도 러시아에 모든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사진=엔비디아)

5일(현지시간) 미국 IT매체 PC매거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러시아에 모든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단 엔비디아는 두 회사와 달리 제품 판매를 중단한 구체적인 이유 등은 밝히지 않았다.

■ 델, HP 등 PC 제조사도 완제품·주변기기 판매 중단

완제품 PC와 모니터, 프린터 등을 판매하는 PC 제조사도 러시아와 벨라루스 지역에 제품 공급을 중단했다. 델, HP, 애플 등 주로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들이다.

엔리케 로레스 HP CEO. (사진=HP)

엔리케 로레스 HP CEO는 지난 1일(이하 미국 현지시간) 실적 발표를 통해 "그동안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해 왔으며 러시아 지역에 제품 선적을 이미 중단했다"고 밝혔다.

HP는 PC 제품 뿐만 아니라 프린터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새 제품 공급은 물론 제품 수리에 필요한 부품도 제대로 공급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같은 날 델도 러시아와 벨라루스 지역에서 PC, 노트북, 서버 등 제품 판매를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애플 미국 웹사이트에 추가된 유니세프 기부 기능 링크. (사진=웹사이트 캡처)

애플은 러시아 온라인 스토어에서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에어 등 모든 애플 기기 판매를 중단했고 애플페이를 이용한 결제와 모스크바 지하철 등 교통수단 탑승도 불가능하다. 러시아 관영 매체인 RT뉴스, 스푸트닉 뉴스 앱도 러시아 이외 국가에서 받을 수 없다.

■ MS, 윈도 등 신규 판매 중단...'깡통 PC'만 판매 가능

각종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수급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가장 보편적인 PC 운영체제로 꼽히는 윈도10/11, 사실상 업계 표준인 오피스를 공급하는 마이크로소프트도 러시아 수출 규제에 동참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5일(미국 현지시간) 공식 블로그를 통해 "미국과 영국, EU(유럽연합) 수출 규제에 따라 모든 제품과 서비스 신규 판매를 일시 중단하고 러시아 내 사업도 중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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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는 러시아에 윈도 운영체제를 포함한 모든 제품과 서비스 신규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러시아 내에서 PC를 판매하는 모든 업체는 윈도11 운영체제와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 오피스 프로그램을 PC에 탑재해 판매할 수 없게 됐다. 오피스와 원드라이브 등 구독 기반 서비스인 마이크로소프트 365 신규 가입도 불가능하다.

현재는 운영체제 없이 PC만 판매하거나, 오픈소스 운영체제인 프리도스(FreeDOS)나 리눅스를 설치해 판매하는 것만 가능하다. 단 소비자가 구입한 PC에 윈도 운영체제를 설치한 다음 인증을 우회하는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