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윤석진)은 인공뇌융합연구단 이수연 박사팀이 저전력·고효율 인공감각 뉴런소자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인간 신경계를 모방한 인-센서(in-sensor) 컴퓨팅 실용화의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뉴런은 눈·코·입·귀·피부 등 감각기관이 받아들이는 방대한 외부 자극을 일차적으로 스파이크 형태의 정보로 정제한다. 돌기 모양 파형을 보이는 스파이크 신호는 두뇌가 적은 에너지로도 인지·학습·추론·예측·판단 등 복잡한 작업을 신속하게 통합 수행하게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OTS(Ovonic Threshold Switch) 소자를 이용해 뉴런의 동작을 모방하는 소자를 개발했다. OTS 소자는 2단자 스위칭 소자로, 스위칭 전압 이하에서는 높은 저항 상태를 유지하고 그 이상에서는 급격히 저항이 줄어드는 특성이 있다.
연구팀은 선행 연구에서 OTS의 이런 성질을 활용, 입력되는 신호가 특정 세기를 넘어설 때 스파이크 신호를 발생시키는 뉴런의 동작을 흉내내는 인공 뉴런 소자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한발 나아가 감각기관에 입력되는 방대한 데이터 사이에서 빠르게 패턴을 찾아내 추상화하는 뉴런의 거동 모사를 목표로 했다. 이를 위해 스위칭 전압을 제어할 수 있는 3단자 OTS 소자를 개발했다. 3단자 OTS 소자의 제3전극에 외부 자극을 전압으로 변환하는 센서를 연결, 외부 자극에 따라 스파이크 신호의 형태가 달라지는 감각 뉴런 소자를 구현했다.
연구진은 이 3단자 OTS 소자를 광전 변환 센서와 연결, 인체 감각기관의 정보처리 방식을 흉내내는 인공시각 뉴런소자를 구현했다. 또 인공시각 뉴런 소자를 두뇌의 시각 중추를 모사한 인공 신경망과 연결, 폐 엑스레이 이미지 학습을 통해 86.5%의 정확도로 코로나19와 바이러스성 폐렴을 구별할 수 있음을 보였다.
이수연 KIST 인공뇌융합연구단장은 "이번에 개발한 인공감각 뉴런소자는 기존 센서와 연결, 시각과 촉각 등 다양한 감각 뉴런소자를 구현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이라며 "인-센서 컴퓨팅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기술"이라고 밝혔다.
인-센서 컴퓨팅으로 시스템이 복잡하고 많은 전력을 소모하는 기존 인공지능 기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다. 이번에 개발한 인공지능 시스템은 필요한 뉴런 수가 1000개 정도에 불과해 의료진단 기기의 센서와 직접 연결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센서의 신호 패턴이 생성되는 즉시 진단이 가능한 의료 기기 제작에 쓰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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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박이나 혈압의 시계열 패턴 분석을 통한 급성 심장질환 예측, 가청 주파수 바깥의 진동을 감지해 건축물 붕괴 사고나 지진, 쓰나미 등을 예방하는 초감각 구현 등 생명·안전과 관련된 다양한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내다봤다.
이번 연구는 KIST 기본연구사업, 한국연구재단 미래반도체 신소자 원천기술개발사업 및 차세대지능형반도체 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연구 결과는 나노 분야 저널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