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구글맵’은 미리 알았다

캘리포니아 NIIS 연구팀, 구글맵 통해 군사적 움직임 분석

인터넷입력 :2022/03/01 10:13    수정: 2022/03/02 07:26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큰 충격을 안긴 가운데, 수천 km 떨어진 미국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는 연구자가 ‘구글맵’을 사용, 공식 발표 몇 시간 전 러시아의 공격을 감지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기가진 등 외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미들 베리 국제 문제 연구소(NIIS) 소속 제프리 루이스 교수는 인공위성이 찍은 사진에서 군사적 움직임을 분석하는 프로젝트를 학생들과 공동으로 실시하고 있다.

루이스 교수 등은 지난 달 23일 지구의 위성사진을 촬영하는 기업 카펠라 스페이스가 촬영한 우크라이나의 국경 지역에 있는 러시아의 벨고로드(러시아 서부 벨고로드주의 주도로 우크라이나와의 국경에서 북쪽으로 40km 떨어진 지역) 위성사진에 러시아군의 전차와 차량이 붐비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루이스 교수는 차량이 나란히 서서 이동할 준비를 갖춘 것부터 벨고로드 부근의 동향을 구글맵에서 감시하기 시작했다는 것.

제프리 루이스 교수 트위터 캡처

그리고 현지 시간 24일 새벽 3시15분 경, 벨고로드에서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도로 부근이 붐비는 것을 확인, 이 정체가 러시아군이며 이들이 이동 중이란 것을 추정할 수 있었다.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공개되기 전 구글맵 정보로부터 진군을 알 수 있었던 것은 구글맵을 이용해 멀리 떨어진 곳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는 것을 실증한 셈이라고 외신은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지 몇 시간 후 우크라이나 북동부의 하리코프 부근에서 도로가 폐쇄된 것이나, 수도 키예프 부근에서 교통체증이 일어난 것이 구글맵에서 확인됐다고도 전했다.

루이스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에 “우리는 통상의 생활패턴이 어떤 것인지를 나타내는 많은 데이터를 갖고 있어 데이터 편중을 보는 것으로 지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옛날에는 현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기 위해 기자들에 의존하고 있었겠지만, 오늘날에 우리는 구글맵을 갖고 키예프에서 도망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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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안전 보장에 대해 연구하는 스탠퍼드 대학의 스티브 블랭크는 사람들이 갖고 다니는 스마트폰에서 볼 수 있는 맵, 고품질의 사진이나 비디오를 공유할 수 있는 SNS 등으로 과거에는 정부밖에 모르던 지상의 상황을 민간인이 파악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전히 정부는 SNS 접속을 제한하거나 인터넷 자체를 차단하는 것이 가능해 군이 다음에 무엇을 하는가를 민간인이 알지 못하도록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로 진군한 러시아군의 움직임은 구글맵의 교통 정보뿐 아니라, 길거리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에 의해 확인된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공개된 영상에는 이동 중인 러시아 군이 감시 카메라의 존재를 인식하고 카메라의 방향을 바꿔 행렬이 안 나오도록 하는 모습이 나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