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샌드박스 "K-문화, 메타버스에서도 먹힐 것"

[인터뷰] 세바스티앙 보르제 공동 창업자

컴퓨팅입력 :2022/03/01 08:38    수정: 2022/03/01 08:40

"음악, 게임, 패션, 아트, 라이프 스타일 등 한국의 다양한 분야들이 더샌드박스 메타버스에서 'K-버스'로 구현될 것입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최근 제휴를 맺은 SM엔터테인먼트뿐 아니라 더 많은 파트너사들이 공개될 예정입니다."

세바스티앙 보르제 더샌드박스 공동 창업자는 한국 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는 배경에 대해 지난 25일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더샌드박스는 가상공간 '랜드'를 토대로 이용자가 다양한 게임을 제작할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이용자는 게임뿐만 아니라 게임 내에서 쓰이는 캐릭터와 아이템을 제작하고 대체불가토큰(NFT)으로 이를 거래할 수 있다. 암호화폐 '샌드토큰'이 활용된다.

회사는 지난 12월 '알파 시즌 1'을 시작하면서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선보였다. 오는 3월에는 모든 이용자가 대상인 시즌 2를 공개할 예정이다. 보르제는 "시즌1 이후 6주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시즌 2를 공개하게 됐다"며 "더샌드박스 플랫폼에 대한 모든 과정들이 점차 빨리 전개되고 있고, 실질적인 결과물을 창출해내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본격적으로 게임 창작자와 이용자를 플랫폼으로 포섭해 메타버스 경제 생태계를 활성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게임 아바타 수 1천만개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특히 메타버스와 P2E 게임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한국에서는 그 중 200만개가 생성되게 한다는 계획이다.

더샌드박스가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주목받으면서 기업들도 랜드를 구매하고 제품 홍보, 마케팅 등의 목적으로 가상공간을 활용하는 상황이다. 국내 다양한 기업들과의 협업은 이런 차원에서 나타나고 있다. 보르제는 더샌드박스 플랫폼이 한국의 경쟁력 있는 문화 콘텐츠를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또 하나의 채널이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세바스티앙 보르제 더샌드박스 공동창업자

Q. 이번 한국 방문 목적은?

"이번이 일곱 번째 한국 방문이다. 여러 파트너십을 논의하기 위해 방문했다. 가장 먼저 주목할 점은 K-버스라는 대형 프로젝트다. 그 외 게임 아카데미 등의 교류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와의 협업 소식을 알렸는데, 이는 K-버스라는 공간에서 한국 문화를 정의하는 요소들을 세계에 어떻게 알릴지 고민하는 것의 일환이다. 게임, 음악 등 다양한 요소를 알리고자 하는 의도다."

Q. 한국은 랜드 투자자가 많은 편으로 알려져 있는데 어느 정도인가.

"랜드 전체 판매 현황을 보면 16만여개 랜드 중 70% 이상이 판매됐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 판매 예정인 랜드도 있고, 현재까지 제일 비싸게 팔린 랜드는 450만 달러(약 54억원)의 가격을 기록했다. 전체 랜드 중 15%는 더샌드박스 소유인데, 이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창작자에게 제공된다.

한국은 랜드 거래량과 빌더 스튜디오 수를 볼 때 전세계 2위를 기록할 정도로 생태계가 활발하다. 샌드토큰도 업비트, 빗썸 등 거래소를 통해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블록체인, P2E 게임 측면에서 한국은 활성화된 시장이기 때문에 어떻게 동반 성장해나갈지 고민하고 있다."

Q. 가상 부동산인 랜드를 재테크 수단으로서 활용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투자 수단 중 하나로 부동산에 대해 교육하기도 하고, 현재 경제 위기 속에서 중산층의 내 집 마련이 계속 힘들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메타버스라는 가상 세계에서 부동산을 구매하려고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본다. 이는 현실보다 더 재미있으면서도 제약이 없기 때문에 미친 짓도 할 수 있다. 상상력과 기술이 결합돼 나타나는 현상이다."

Q. 현재는 랜드 시세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다소 높게 형성된 감이 있다. 향후 코로나19가 종식돼 비대면 산업에 대한 열풍이 사라지고 난 뒤에도 랜드와 더샌드박스 NFT에 대한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보나. 샌드토큰과 NFT가 대중적으로 받아들여지기엔 아직 이해도가 떨어지지 않나.

"더샌드박스 생태계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시장 규모를 본다면 현재 2천500만개의 지갑이 존재하는 등 작다고 하기 어렵다. 매우 많은 사람들이 더샌드박스를 통해 처음으로 지갑을 만들고, 아바타를 생성했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서 시장이 매우 크게 확장될 것이다.

랜드를 이용한 수익화는 올해 본격적으로 나타날 예정이다. 그 잠재력을 다 발휘하기 위해서는 수 개월이나 수 년에 걸친 시간이 필요할 수 있겠지만 충분한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다고 본다.

사람들이 가상 현실이나 NFT 등에 열광하는 현상은 단순히 코로나19로 일어났다기보다,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와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목마름에 기인한 것이다. 더샌드박스는 이런 현상을 이끌어나가는 선두 주자다."

더샌드박스 내에 조성될 아타리 테마파크

Q. 한국 현행법 상 P2E 게임은 불법이다. 그럼에도 한국 사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P2E 게임 규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더샌드박스의 P2E는 조금 다른 개념으로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창작자 기반 경제라는 게 큰 차이점이다. 창작자들이 아이템을 만들어 팔게 되며, 샌드박스 내에서 창작자는 건축가도, 패션 디자이너도 될 수 있다. 다양한 직업군이 생성된다. 각각의 랜드에서 새로운 스킬을 배우고, 이를 활용하는 것에 대한 보상을 받게 된다. 더샌드박스는 이런 점들을 토대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자 한다. P2E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결과가 있지만, 이런 측면보다는 앞서 언급한 긍정적인 면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한국은 현재 메타버스와 아바타 이런 것들에 굉장히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커뮤니티가 커지고 있고, 이용자 수도 늘어나고 있는 등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중이다. 더샌드박스가 서울게임아카데미와 협업하기로 한 것은 메타버스에서 직업을 갖고 싶은 사람들에게 수업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이런 사람들이 성장해 나갈 수 있는 방향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려고 한다. 한국 정부에서도 이런 점을 고려해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Q. 더샌드박스에서 메타버스에서 이용자가 직업 활동을 하기엔 기대 수익이 낮지 않을까. 다른 창작자 플랫폼이 아닌, 더샌드박스 플랫폼을 택할 이유가 있나.

"코로나19 때문에 직업을 잃은 사람들이 전세계에 많이 퍼져 있다. 더샌드박스의 게임 제작 툴을 배워 스튜디오를 차리고, 수익을 창출하는 사례가 존재한다. 더샌드박스는 아직 시작일 뿐이다. 현재로선 서비스가 제한적으로 제공되고 있기 때문에 틱톡, 유튜브 등 다른 플랫폼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긴 좀 힘들다. 플랫폼이 전체 대중에게 공개되면 부업 수준의 수익을 더샌드박스에서 얻어갈 수 있는 새로운 직업군이 형성될 수 있을 것 같다.

더샌드박스 플랫폼에서 창작자가 콘텐츠를 통해 거둔 수익은 거의 모두 창작자가 가져간다. 수수료는 5%가 부과된다. 수수료의 절반은 NFT와 랜드 등에 재투자되고 나머지 반은 창작자와 게임 제작 등을 지원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반면 다른 플랫폼은 보다 많은 수수료를 부과하고, 그 수익을 창작자가 또 다른 게임 개발에 투자해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수익은 더 적어진다.

최근에는 메타버스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통해 100여개 회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5천만 달러(약 602억원) 정도의 규모다. 곧 있을 세계 여성의 날에는 여성을 대상으로 메타버스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Q. NFT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법적 논쟁거리도 화두가 되고 있다. 저작권 등 이슈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할 계획인가.

"한국팀에서 게임 관련 규제에 대해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중요한 것은, 샌드박스는 단순히 게임이 아닌 메타버스 플랫폼이라는 것이다. 이용자가 즐길 만한 다양한 경험들을 제공하고, 무작위 뽑기 텐츠 없이 시즌 동안 플레이하는 모든 이용자가 동일한 보상을 얻어갈 수 있다. NFT 자체로 그 보상이 국한되진 않는다. 저작권을 따져본다면 브랜드에서 제작된 아이템의 경우 브랜드에게 권한이 있다. 아직 마켓플레이스가 전체 이용자에 공개되진 않았으나, 서비스가 이뤄지게 되면 마켓 플레이스에 아이템을 등록하기 전 검토를 해당 아이템 제작자가 저작권을 가져갈 수 있도록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Q. 최근 한국에선 코인 발행사가 스스로 코인을 매도해 논란이 됐다. 코인 발행사로서 이에 대한 의견은?

"저희는 상품을 중요시하지 코인 발행을 중요시하지 않는다. 토큰의 가치만 집중하지 않고 플랫폼 활동을 통해 토큰 가치가 자연스럽게 상승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시장을 건강하게 만든 다음 토큰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순차적인 흐름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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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샌드토큰 매각 계획이 있나.

"계획으로는 5년 내 샌드토큰을 이용자 집단이 완전히 소유하고, 더샌드박스는 소유하지 않으려 한다. 그 이후 더샌드박스 내에서 일어나는 거래를 통해 들어오는 샌드토큰은 창작자 지원과 NFT 및 랜드 재투자 등에 활용해 경제 생태계를 활발하게 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