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고객 경험 향상을 위해 소비자 데이터를 무작정 수집하기보다, 프라이버시를 고려해 수집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데이터 보호에 대한 소비자 성향이 점차 강해지고 있어 자칫 기업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어도비는 22일 공개한 '2022 디지털 트렌드'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전세계 소비자의 데이터 프라이버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례로 애플이 아이폰 이용 기록 추적시 이용자 동의를 구하도록 하는 iOS 14.5 업데이트를 배포하자 85%가 앱의 사용자 추적을 거부한 점을 들었다.
회계감사 기업 PWC의 지난해 12월 조사에서도 전세계 소비자의 59%가 지난 6개월간 자신의 데이터 보호 수준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동시에 소비자들이 전자상거래를 보다 활발히 이용하면서 온라인 구매 경험을 중시하게 됐다고 봤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내 온라인 쇼핑 총 거래액이 18조 4천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8% 증가하는 등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것. 온라인 쇼핑에 점점 더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더 나은 구매 방식을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자상거래가 지속적으로 활성화됨에 따라 기업도 디지털 고객 경험에 공들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기업 중 과반수 이상이 지난해 보다 고객 데이터 기술과 고객 경험 관리에 더 많은 비용을 투자할 계획이다.
다만 이번 조사에 참여한 마케팅 및 IT 실무자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현재는 의미 있는 데이터 활용보다, 데이터 수집 자체에 더 중점을 두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는 현재와 같은 기업의 데이터 전략만으로는 비즈니스 성과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기업이 수집하는 고객 데이터의 본질과 목적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것.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 경험을 개선할 때 소비자로 하여금 기업이 자신을 침해 및 감시하는 것이 아닌,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고 느끼게 함으로서 신뢰를 높여야 한다는 조언이다.
적절한 사례로 미국 최대 드럭스토어 체인인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를 들었다. 보고서는 기업 특성상 민감한 건강 정보를 주로 다루는 월그린이 프라이버시 중심 설계(Privacy by Design)을 기반으로 데이터 보호 수준을 최고로 높이며 소비자별 연관성 높은 콘텐츠를 적시에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소개했다. 데이터 수집 및 활용 전반에서 투명성과 신뢰성을 최우선에 두고, 데이터 사용에 대한 선택권을 고객에게 부여해 고객 데이터 사용 목적과 사용 시점을 고객이 정확히 알도록 한 점을 모범 사례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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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전략을 바탕으로 월그린이 고객 참여도와 브랜드 충성도를 높였다고 봤다. 지난해 5월 기준 월그린 모바일 앱 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고 전체 디지털 트래픽은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전략 수행을 위해서는 조직 내 협력이 극대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던컨 이건어도비 아시아태평양 및 일본 디지털 경험 마케팅 부사장은 “팀간 유기적 협력을 위해 조직 및 기술 사일로를 극복한 기업은 모든 채널에 걸쳐 맥락에 맞고, 의미 있는 개인화된 고객 경험을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