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축제인 올림픽에 출전하는 정상의 선수들조차 경기 종료 후 정신적으로 큰 문제를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문가는 선수들이 심리적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신의 정체성을 넓히는데 노력할 필요가 있고, 주변에서는 지속된 관심과 선수 그 이상의 존재로 바라봐줄 것을 조언했다.
2021년 진행된 조사에서는 올림픽에 출전한 영국인 선수 137명 중 약 24%가 출전 이후 높은 심리적 고통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컨버세이션, 기가진 등 외신에 따르면 이런 선수 중에는 심리적 고통에 대해 공개 석상에서 말한 경우도 있다. 미국의 프리스타일스키 남자 선수인 니콜라스 게퍼는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 이후 극도로 우울해졌고 심지어 자살까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수영 선수인 마이크 펠프스 역시 심각한 우울증을 경험했다고 밝혔었다.
선수들이 심리적 고통을 겪는 원인은 여러 가지다. 예를 들어 실력을 잘 발휘하지 못했거나, 유명해진 것에 따른 나쁜 영향, 동료의 응원이 줄어든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다. 이런 심리적 고통은 좋은 성적을 거두면 무관할 것 같지만, 메달을 획득하거나 본인 신기록을 달성한 선수조차 심리적 고통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선수들은 올림픽 기간 전세계 주목을 받게 되지만, 우승의 기쁨이 줄어들고 유명인의 지위를 상실하고, 세간의 관심이 사라지면 고립된 감정에 사로잡힐 가능성이 있다는 것.
이 암울한 기간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는 운동선수마다 다르지만, 특히 성과가 좋지 않은 사람들은 장기적인 심리적 고통을 경험하기 쉽다. 한 연구에 따르면 전직 운동선수의 40%는 은퇴를 받아들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일부는 몇 년이 지나도록 과거에 집작하는 경우도 있었다.
스포츠 전문의로 많은 선수들을 돌본 영국 노팅엄 트렌트 대학의 리사 오하로랑 교수는 이런 심리적 고통을 피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정체성을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많은 선수들은 어릴 적부터 스포츠에 몰입하면서 스포츠 자체가 자신의 정체성을 구축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선수인 것이 유일한 정체성이라고 생각하는 경우 실력 저하와 부상, 은퇴에 의해 쉽게 정체성이 위협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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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명의 은퇴한 올림픽 선수를 대상으로 실시된 조사에서 은퇴 후 제2의 경력을 시작한 선수는 긍정적인 감정 상태를 나타냈다. 외신은 새로운 직업을 찾고, 가족,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을 늘리거나 학교에 가는 등 정체성을 넓혀 단순한 선수 이상의 존재가 되는 것이 심리적 고통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스포츠 밖에서 새로운 자기 정체성을 찾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올림픽 메달 획득 선수는 전체의 10% 미만이어서 안타까운 결과를 받고 선수가 실의에 빠지기 쉬운데 주변 사람들이 선수를 선수 이상의 존재로 봐주는 것이 경기 종료 후 선수를 돕는 방법일지도 모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