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진하는 LG엔솔·SK온, 신중한 삼성SDI…'안하나, 못하나?'

LG엔솔·SK온 글로벌 배터리 생산량 대규모 확대…삼성SDI '정중동' 행보

디지털경제입력 :2022/02/20 07:14    수정: 2022/02/20 09:36

LG에너지솔루션·SK온이 해외 각지에 생산설비를 빠르게 확충하고 있는 반면에 삼성SDI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행보를 보여 업계의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은 그야말로 무풍질주다. CATL에 이어 글로벌 배터리 생산량 2위를 달리고 있다. CATL이 독점하고 있는 중국 시장을 제외하면 생산량에서 1위에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수주잔고는 260조원대다. 배터리 생산능력을 현재 155GWh에서 2025년에 400GWh까지 확대할 전망이다. 국내 생산 거점 충북 오창을 비롯해 폴란드 브로츠와프, 미국 홀란드, 중국 난징 등에서 생산량을 대폭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GM과의 합작사 얼티엄셀즈는 미국 3공장 건설에 들어갔고 4공장 건설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현대자동차와 인도네시아에 10GWh 규모 생산 거점을 마련키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 5각 생산체제

SK온 역시 글로벌 배터리 시장 패권 탈환을 위해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SK온은 현재 40GWh 규모인 연간 배터리 생산능력을 2025년에는 220GWh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SK온은 미국 조지아주에 미국 제1공장을 준공했고, 제2공장을 건설 중이다. 포드와 함께 설립한 미국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블루오벌 SK도 129GWh 규모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헝가리 이반처(3공장)와 중국 옌청(4공장)에 각각 연간 30GWh 규모 신규 공장을 건립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금액은 6조원으로 역대 최대규모다. 

SK이노베이션 헝가리 2공장. 사진=SK이노베이션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계 9위 사우디 국부펀드인 PIF가 SK온에 1조를 투자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며 기대감은 한층 올라간 상황이다.

반면에 삼성SDI는 살얼음을 걷는 듯 신중 행보를 보이고 있다. 속도감이 무조건적으로 중요한 상황은 아니지만 이렇다할 구상이나 전략 등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는다. 삼성SDI는 창사 이래 줄곧 생산량과 수주 잔고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생산량, 수주잔고 등에서 이미 앞선 두 회사와 큰 폭으로 벌어졌을 것이란 예측을 내놓는다.

삼성SDI 본사 전경 (사진=뉴스1)

SNE리서치에 따르면 삼성SDI는 2020년 글로벌 탑재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5위를 지키고 있었으나 지난해 순위에서 SK온에 밀려 6위로 떨어졌다. 앞서 삼성SDI는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동맹전 당시에도 가장 늦은 지난해 10월 스텔란티스와의 합작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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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복심으로 불린 최윤호 삼성SDI 사장이 취임하며 기대감을 높였던 것에 비해 소극적 행보를 보인단 분석이다. 다만,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외에 완성차 기업과 물밑에서 합작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생산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SDI 관계자는 "양적 팽창보다는 질적 팽창을 추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오는 2025년까지 차근 차근 생산 여력을 늘려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