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9일부터 다중이용시설 이용시간을 오후 10시로 확대하는 등의 일부 방역 완화를 결정했다. 정부는 자영업자 어려움 해소와 확진자 수 대비 위중증·사망자 수가 적고, 의료체계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종합 고려했다는 입장이지만, 아직 유행이 정점에 도달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다소 성급한 조치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현재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는 낮게 유지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15일 위중증환자 수는 전체 확진자 7천827명 가운데 964명이 발생했지만, 18일 10만9천715명 중 385명으로 낮게 발생했다.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는 델타 변이 대비 전파력은 2배 이상 크지만, 중증화율과 치명률은 3분의 1 이하다. 여기에 방역당국은 고령층의 높은 3차 접종률과 고위험군 중심의 방역의료체계 전환, 팍스로비드 등 경구용 치료제 투여 등으로 중증 및 사망을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체계도 비교적 안정적이다. 위중증환자의 경우, 약 1천500명에서 2천 명까지 ‘안정적’ 대응이 가능하다는 게 정부의 분석이다. 현재 중환자 전담 치료병상는 기 확보한 2천651개 가운데 29.4%가 활용 중이다. 준중환자 병상과 감염병 전담병원의 가동률은 각각 51.2%, 43.5% 등이다.
무엇보다 9주 동안 지속된 거리두기가 자영업자·소상공인 등 민생경제에 어려움을 가중시킨 점도 이번 방역 완화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관련해 오미크론 방역 체계의 목표가 고위험군의 중증 및 사망 피해 최소화라는 점에서 거리두기 효과성에 대한 지적도 제기돼 왔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정부는 해외 국가들이 방역 완화를 시작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미국과 영국 등 방역을 풀고 있는 국가들은 오미크론 변이 유행 정점을 찍었다는 점은 우리와 다르다.
관련해 최근 4주 동안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매주 2배씩 증가해왔다. 국내 지역사회 확진자 발생은 ▲1월 28일 1만5천892 ▲2월 4일 2만7천283 ▲2월 11일 5만3천791 ▲2월 18일 10만9천715 등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일시에 거리두기를 완화하면, 방역·의료체계 붕괴와 필수사회기능 저하 등의 위기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와함께 높은 전파력을 가진 오미크론 변이가 거리두기 완화와 맞물려 대규모 확진자 발생과 이에 따른 의료체계 과부하를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때문에 오미크론 방역체계 개편이 아직 안착되기 이전에 대규모 확진자 발생은, 현장 대응을 지체하게 만들어 국민 혼란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열린 일상회복지원위원회에서 전문가들은 유행 정점을 확인할 때까지는 거리두기를 유지하거나 최소한도의 조정만 실시하자는 견해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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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의료현장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무상의료운동본부에 따르면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급증하는 환자 관리 가능 여부를 보여 달라”, “의료기관 종사자와 환자에게서의 감염이 급증하고 있다”, “이미 현장은 지옥이다”, “중환자도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한다”, “현 상황에서 거리두기 완화 사인은 위기를 스스로 키우는 것”이란 비판이 높았다는 것.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유행의 정점이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 “2월 말~3월 초가 정점이 된다는 평가가 나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 거리두기 조정 기간을 “다음 조정을 위해서는 정점을 어느 정도 보고 관찰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3주간을 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