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산수유 열매 효모로 전통주 만든다

국립생물자원관, 수입 효모 대체 주류전용 자생 효모 6균주 발견

과학입력 :2022/02/15 13:05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최근 국세청 주류면허지원센터와 공동연구를 거쳐 수입 효모를 대체할 주류 전용 자생 효모 6균주를 찾아냈다고 15일 밝혔다.

지리산 산수유 열매에서 분리한 자생 효모 2균주는 인공감미료 첨가 없이도 천연 단맛을 낸다. 두 균주를 적용한 남원시 전통주(약주 및 탁주)가 올해 상반기 중 출시될 예정이다.

국립생물자원관은 두 균주가 초기 발효속도가 빠르고, 발효 후 단맛과 감칠맛 등 풍미가 탁월하다고 보고, 2월 중순 특허를 출원했다.

지리산 산수유 열매에서 분리한 자생 효모 2균주를 적용한 남원시 전통주.

그간 전통주(약주·탁주·증류주)에 쓰이는 효모는 술의 맛과 향을 좌우하는 핵심 역할을 담당하지만 대다수 양조장에서 수입 제빵용 효모를 사용하고 있어 전통주 고유성과 정통성 강화를 위해 자생 효모 균주 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 생물자원관에 따르면 국내 효모 시장은 연 230여억원(~8천톤)이며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생물자원관은 2012년부터 제주도·지리산 등 전국 각지 야생식물 꽃이나 열매 등에서 효모 1천700여 균주를 분리·배양해 보존 중이다.

이 가운데 안정적으로 배양되며 발효 능력이 있는 효모균인 사카로마이세스 세레비지애(Saccharomyces cerevisiae) 88균주를 대상으로, 주류면허지원센터와 공동으로 2017년 3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전통주(약주·탁주·증류주), 과실주, 맥주 등 주종별 발효에 적합한 효모 선발 연구를 추진했다.

생물자원관은 약주 발효에 최적인 효모 2균주, 탁주용 2균주, 증류주용 1균주, 맥주용 1균주 등 6균주를 선정, 효모 발효만 이용해 당분이나 인공 감미료를 추가하지 않고도 단맛(스위트)을 내는 약주와 탁주 개발에 성공했다.

강재신 생물자원관 미생물지원과장은 “15%~17%의 알코올 함량을 유지한 채 발효가 완료돼 원료 전분에서 나온 당이 그대로 남아있어 천연의 단맛을 낸다”고 설명했다.

박진영 생물자원관 생물자원연구부장은 “이번 연구는 자생생물 발굴·보전과 주류품질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정부 기관 2곳이 우수한 자생 효모를 찾아낸 후, 지자체와 협력해 지역 특산품 개발을 지원한 성공적인 협업사례”라며 “앞으로 제주도 등에서 분리한 균주도 지역 특산 명품 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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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생물자원관은 지난 11일 남원시와 업무협약을 체결, 전통주를 생산하는 남원 지역 내 양조장에 지리산 산수유 열매에서 분리한 자생 효모 2균주를 이달 중순 제공한다.

남원시는 지역 주류 산업 발전을 위해 전문업체를 통한 고품질 액상 효모의 안정적인 공급을 지원하는 등 올해 상반기 중으로 관련 전통주가 출시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