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은 임상이 아니라 연구와 창업의 새로운 길을 열어줄 것입니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15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KAIST가 추진하는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은 기존 의대나 의학전문대학원과는 완전히 다른 교육을 통해 다른 인재를 키우려 한다"라며 "바이오 의료 분야를 주도할 의사과학자를 기르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교육제도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취임 이후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과기의전원 설립을 추진해 왔다. 일반대 졸업자를 대상으로 4년 간 의학 과정을 교육해 의사 자격을 부여하고, 이후 3-4년 간 공학 박사 과정을 교육하는 구조다.
의사과학자란 연구 역량을 갖춘 의사를 말하며, 기초과학 성과를 창출하고 이를 신약이나 의료기기 개발로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1956년 미국에서 양성되기 시작했으며, 최근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의 약 40%를 차지하는 등 의료 바이오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이 총장은 "바이오 의료 분야가 발전하려면 병원에서 실험 실습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현재 우리나라에는 공학과 의학을 중개하는 의사과학자가 없다"라며 "전문 연구자가 부족해 반도체보다 3배 이상 큰 이 시장을 놓치고 있다"라고 말했다.
KAIST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력, 기존 의과대학에 연구 인프라를 제공해 의사들이 연구자로 진출할 길을 열고 내부적으로도 연구의사를 기르는 방향으로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 총장은 "KAIST가 운영 중인 의과학대학원을 우선 확대한 뒤 2026년경 과학기술의전원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삼고 있다"라고 말했다.
과기의전원이 또다른 형태의 의학전문대학원 아니냐는 부정적 시선을 불식하기 위해 졸업자는 졸업 후 10년 간 임상의사로 일하지 못하게 하는 등의 규제를 넣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이 총장은 밝혔다.
또 이 총장은 남은 임기 중 중점 추진할 사업으로 뉴욕 캠퍼스 및 평택 캠퍼스 설립, 기술사업화와 창업 지원을 위한 기술지주회사 KAIST홀딩스 강화 등을 꼽았다.
뉴욕 캠퍼스 설립을 통해 학생들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글로벌 진출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이 총장은 "KAIST와 MIT 학생 사이에 차이가 있다면, 단지 꿈의 차이뿐"이라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로 관계자와의 대면 논의가 어렵고 학교 설립 관련 제도와 문화 등이 달라 추진에 제약을 받는 상황이다. 평택 캠퍼스는 밀접한 산학협력을 통해 반도체 핵심 인력을 키우는 역할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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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홀딩스는 2031년 KAIST 창업기업들의 기업가치 10조원, 연간 기술료 수입 1천억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또 대전과 세종, 오송을 잇는 창업 지원 클러스터 추진 계획도 밝혔다.
이 총장은 "KAIST는 1단 로켓 비행 단계를 넘어 이제 2단 로켓 점화가 필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다"라며 "KAIST가 세계 일류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 새로운 길을 가야한다는데 전 구성원이 공감했다는 것이 취임 후 1년의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