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지난해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처음으로 매출 6조원을 넘기며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한 것이다. 앞으로 두 회사는 글로벌 진출 확대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힘 쏟을 예정이다. 그러면서 지난해 곤두박질 친 주가 회복을 위해서도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먼저 네이버는 지난달 27일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매출 6조8천176억원, 영업이익 1조3천25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5%, 9.1% 상승한 수치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4% 상승한 1조9천277억원, 영업이익은 8.5% 상승한 3천512억원이다.
카카오는 11일 지난해 매출 6조1천361억원, 영업이익 5천96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 31% 증가한 수치다.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1조7천852억원, 영업이익은 27% 하락한 1천85억원을 기록했다. 상여 등 일회성 비용 증가와 인건비와 투자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두 회사 모두 성장했지만, 주가는 하락을 면치 못했다. 금리 인상과 함께 국내외 테크주가 힘을 못 쓰고 있는 영향도 있고, 정부와 정치권에서 온라인 플랫폼 규제 강화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두 회사 모두 올해 새로운 대표 체제로 전환하는 만큼, 더 큰 성장과 함께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겠다는 계획이다.
네이버 "글로벌 성공 증명할 것"
네이버는 올해를 글로벌 투자가 빛을 낼 수 있는 해로 만들겠다고 했다. 그동안 글로벌 기업이 되는 초석을 다지는 데 집중했다고 하면, 3월부터는 새로운 경영진들을 중심으로 지금까지의 투자와 시도를 증명하는 데 노력하겠다는 의지다.
한성숙 대표는 지난해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변화가 이뤄지는 한국에서 네이버는 기술력을 갖게 됐고, 지난 5년간 CEO로 역할이 글로벌 진출을 탄탄하게 만드는 것이었다면, 새로운 경영진은 기술과 비즈니스 노하우로 본격적인 글로벌 도전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기업가치 제고를 최우선으로 하는 원칙에 따라 우수한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업무환경과 조직문화를 둘러싼 논란을 해결하면서 건강한 조직문화 조성과 경영쇄신 등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같은 노력들이 주주가치까지 끌어올리는 데 일조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주주환원 정책으로는 1천621억원의 재원을 바탕으로 보통주 1주당 501원, 총 738억원을 배당할 계획이다. 배당 후 남은 재원 873억원은 올해 내 자기주식으로 취득한 다음 소각할 예정이다.
ESG 경영에도 힘을 쏟는다. 카본네거티브 2040 목표 이행을 위해 올해 네이버는 본사 사옥에 재생에너지 도입을 계획 중에 있다. 재생에너지 공급 현황을 주시하며, 제2사옥과 데이터센터에도 적용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네이버 파트너들을 포함하는 생태계 내 온실가스 배출원과 발생량을 식별하는 작업에도 착수했으며, 이와 동시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을 검토, 적용함으로써 탈탄소 노력을 본격적으로 가시화할 계획이다.
카카오 "계열사 IPO 안 한다...주가 회복 최우선"
글로벌 테크주들의 하락세와는 별개로 카카오의 주가 하락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정치권의 공격도 있었지만,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논란이 컸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등 일부 임원이 상장 후 주식을 대량 매도하면서다.
카카오는 류영준 대표를 새 대표로 내정했지만, 노조 등의 반발로 그가 사퇴 입장을 표명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게 됐다. 주주가치 제고와 함께 임직원 신뢰 회복이 최우선인 카카오가 꺼낸 카드는 남궁훈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이다.
남궁 대표 내정자는 대표 취임 전이지만 카카오 주가가 15만원이 될 때까지 법정 최저 임금만 받겠다고 선언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최우선으로 삼고, 이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 밖에도 대표이사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한다면 그 행사가도 15만원 아래로는 설정하지 않도록 요청했다고도 밝혔다. 임기 동안 보상은 주가와 연동해 카카오 직원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다.
카카오는 주주가치환원 정책도 선보였다. 실적발표 당일 카카오는 향후 3년간 별도 재무제표 기준 잉여현금흐름의 15~30%를 재원으로, 현금배당과 자사주를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총 3천억원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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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기업공개(IPO)에 따른 ‘쪼개기 상장’에 대해서도 주요 사업부 물적분할 계획은 없다고 부연했다. 픽코마 외 논의 중이거나 예정된 IPO도 없다고 못 박았다.
여민수 대표는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사회 신뢰를 잃은 것 같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남궁 대표를 중심으로 논란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해 우리 사회가 본래 카카오에 기대한 미래지향적 혁신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