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Z세대들이 모인 온라인 패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소위 'Y2K' 아이템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Y2K'는 본래 'Year 2000'의 줄임말로, 과거에는 1999년 컴퓨터 세기말의 버그 해프닝의 신조어로 쓰였지만, 최근에는 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의 감성과 비주얼을 지칭한다.
보그 등 패션 매거진들은 올해의 주요 키워드로 Y2K를 꼽기도 했는데, 최근 유행하는 Y2K는 서양 하이틴 무드가 풍긴다는 점에서 기존과는 차이가 있다.
최근 국내 각종 커뮤니티에선 '스우파'(스트릿 우먼 파이터) 출연 여성 댄서들이 유행시킨 패션부터 화장법, 네일, 캐릭터 굿즈에 이르기까지 그 카테고리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 '스우파'로 시작된 Z세대 감성의 새로운 'Y2K'
스우파 방영 이후 Z세대 패션 커뮤니티 겸 커머스인 '스타일쉐어'에는 '노제 메이크업 튜토리얼', '리헤이 스타일링' 등 '스우파 패션 따라잡기' 콘텐츠로 서로의 패션 스타일을 적극 공유하기 시작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스타일쉐어가 기획한 '스트릿 우먼 스타일' 럭키박스 상품은 전월 대비 921%나 구매 건수가 증가했고, 지난해 10월 기준 무신사 스토어의 트레이닝 및 조거팬츠 거래액은 전월 동기 대비 46%, 비니와 후드 티셔츠는 각각 135%, 31%까지 전월 대비 거래액이 늘었다.
유튜브에는 'Y2K 코디', '스우파 메이크업'을 주제로 한 콘텐츠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온라인 상에서 관련 키워드 검색량도 눈에 띄게 늘었다. 네이버 검색어 트렌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초까지 스우파에서 스걸파로 이어지는 검색량은 폭증했다.
Z세대들은 동경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직접 따라 입고, 찍고, 올리는 등 거리낌없이 자신을 표현하는데 매우 적극적이다.
스타일쉐어 관계자는 "비니와 크롭탑(배꼽티), 펑퍼짐한 벨벳 트레이닝 바지를 입고 열정적인 댄스 배틀을 펼치는 스우파 댄서들의 파워풀한 모습은 Z세대 여성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고 설명했다.
■ 패션 넘어 캐릭터까지 Y2K, '틱톡이 봉인 해제한 쿠로미의 귀환'
패션뿐만 아니라 캐릭터 굿즈에도 Y2K 바람이 불고 있다. 지금 Z세대가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 중 하나는 2005년作 애니메이션 ‘부탁해 마이멜로디’에 나오는 캐릭터인 '쿠로미'다. 쿠로미·마이멜로디·폼폼푸린 등은 틱톡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며 Z세대 사이에 소환돼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실제 현재 스타일쉐어 앱 내에는 1천여 개 이상의 산리오 스타일 콘텐츠가 올라오고 있다. 쿠로미 필통, 마이멜로디 키링, 품품푸린 실내화 등 관련 굿즈들은 'Z세대 필수 구매템'으로 부상했다.
이런 열풍으로 지난해 7월 홍대역에 캐릭터 팝업 스토어 '산리오 러버스 클럽'이 개장했는데, 오픈과 동시에 매진된 산리오 러버스 클럽은 현재 10차 예약을 받고 있을 정도로 여전히 성황 중이다.
이렇듯 Y2K가 지난해에 이어 대중문화와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있어 하나의 문화 코드가 돼가자 트렌드에 발 빠른 패션 기업들은 더 적극적으로 Z세대 고객 잡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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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브랜드 푸마는 지난 1월 Y2K 패션에서 영감을 받은 스니커즈 '토리'를 출시하며 Z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Z세대 놀이터인 스타일쉐어는 7일부터 스걸파(스트릿 걸스 파이터)의 혜림·나인·시몬 등 멤버들과 함께 한 Y2K 감성의 화보와 영상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3040에게는 향수를, 1020에게는 새로움을 선사하는 Y2K 트렌드가 당분간 패션을 넘어 음악, 영상, 라이프스타일 전반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