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국에서 젊고 건강한 남녀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일부러 감염시키는 실험이 실시되었다. 1년에 걸친 연구 결과가 최근 공개되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연구진은 2021년 초 실험에 자원한 18-29세 사이 남녀 34명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일부러 노출시키고 이후 경과를 추적 조사하는 '인간 도전(human challenge)' 방식 연구를 실시했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의 코 점막에 소량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주입했다. 이중 50%가 조금 넘는 18명이 감염되었다. 바이러스에 노출된 후 평균 2일 만에 증상이 나타났고, 증상은 5일째에 가장 심했으며, 이는 바이러스 검출량이 가장 많은 때이기도 했다. 10일이 지나면 참가자의 코에서 바이러스가 더 이상 검출되지 않았다.
다행히 참가자 중 증상이 심하게 악화된 사람은 나오지 않았다. 대부분 콧물, 코막힘, 가벼운 인후통, 근육통 등의 증세를 보였다. 감염자 중 2명은 전혀 증세가 없었다. 그러나 무증상 감염자 2명도 체내 바이러스 양은 다른 환자보다 적지 않았다. 일시적 후각 문제를 겪은 사람은 9명이었다.
이같은 인간 도전 실험은 바이러스 감염 시점부터 완치까지의 과정을 모두 관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실험 참가자 중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의 특징 등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과 치료에 대한 유의미한 후속 연구 주제를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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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람을 실제로 바이러스에 노출시키는 연구의 윤리적 정당성에 대한 회의론도 계속 나오고 있다. 이번 연구로 코로나19를 이해하기 위한 몇몇 주요 단서를 얻었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여전히 알려지지 않은 것이 많은 상황에서 감염 위험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이 연구는 출판 전 논문 공유 사이트에 올라와 있으며, 현재 학술지 '네이처' 리뷰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