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기업형 축산을 전면 퇴출하고 대체육 등 식물로 만든 식품으로 식단을 전환하면 온실가스 배출을 30년 간 막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마이클 아이젠 스탠포드대학 교수와 패트릭 브라운 캘리포니아주립 버클리대학 교수는 기업형 축산을 하지 않을 경우 줄어드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추산하는 모델을 개발, 학술지 '플로스 클라이밋(PLoS Climate)'에 최근 게재했다.
기업형 축산(animal agriculture)이란 생산 극대화와 비용 최소화를 위해 가축을 제한된 공간에서 대규모로 기르는 공장형 축산 시스템을 말한다. 가축을 키우고 사료 곡물을 기르는 등의 축산 관련 활동은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의 17%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델에 따르면, 앞으로 15년 안에 기업형 축산이 사라지면 2100년까지 배출되는 이산화탄소(CO₂)의 68%를 줄이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는 이번 세기 중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시기 대비 2℃ 이내로 억제한다는 파리협약 달성에 필요한 CO₂ 감축량의 절반에 해당한다.
이는 기업형 축산 퇴출로 메탄과 아산화질소 등 온실가스 배출이 줄고, 가축과 사료를 기르는데 투입되던 바이오매스의 80%를 회복하는 효과가 일어나리라는 예측에 따른 것이다. 다른 산업이나 에너지 분야의 탄소 배출은 줄어들지 않는다고 가정했다. 또 소나 양 같은 반추동물만 대체해도 완전 퇴출 대비 90%의 온실가스 배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운 교수는 "이 모델의 예측에 따르면, 기업형 축산 퇴출의 결과는 빠르고 광범위하게 나타날 전망"이라며 "기업형 축산의 축소를 기후변화에 대한 주요 대응책으로 삼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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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연구 결과는 주의해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브라운 교수는 콩과 같은 식물성 재료로 대체육을 만드는 임파서블푸드의 창업자이기 때문이다. 아이젠 교수는 임파서블푸드의 자문을 맡고 있다.
임파서블푸드는 브라운 교수가 2011년 창업했으며, 버거와 소시지, 치킨 너겟 등 다양한 식물성 재료 대체육 제품을 2만 개 이상의 할인점과 4만 개 레스토랑에 판매하고 있다. 2020년 우리나라 미래에셋글로벌 등으로부터 5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비욘드미트와 함께 대체육 시장 대표 기업으로 꼽히며, 올해 상장 가능성이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