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환자 3명 중 2명, 실질적인 치료비 경감 제도 필요

폐암 진단 10명 중 4명 이상이 'EGFR' 변이…암협회, 자신의 변이 종류 맞춰 대응 전략 마련해야

헬스케어입력 :2022/02/03 10:35

다양한 폐암 치료제들이 건강보험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고 있지만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은 여전해 치료비를 줄이는 제도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암협회는 2월4일 ‘세계 암의 날(World Cancer Day)’을 맞아 국내 폐암 환자 286명을 대상으로 폐암의 진단 및 치료, 지원 등에 관한 실태를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폐암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해 필요한 점을 묻는 질문에는 ‘실질적으로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치료비 경감 제도’가 67%(191명/286명)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해 환자들이 치료 과정에서 느끼는 경제적 부담이 상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료=대한암협회 제공)

경제적 부담 등 어려움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주관식 문항으로 질문한 결과, ‘경제적으로 어렵다’, ‘보험 급여 확대가 필요하다’, ‘약 비용이 부담된다’ 등의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어 ‘심리적으로 힘들다’, ‘미래가 불확실하다’ 등의 감정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응답도 다수 확인됐다.

폐암은 유전자를 타깃으로 한 표적치료가 많아 유전자 변이 검사가 치료에 도움 된다. 하지만 실제 진단 과정에서 유전자 변이 검사를 받은 환자의 비율은 전체 응답자의 61%(175명/286명)이었으며, 유전자 변이 검사가 폐암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환자도 58%(165명/286명)로 나타났다.

유전자 변이 검사가 폐암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이유로는 ‘특정 유전자변이가 나와도 선택할 수 없는 치료제가 없다’는 답변이 유일했다.

폐암 진단 시 유전자 변이 검사를 받았다고 응답한 175명의 진단 유전자는 EGFR(45%, 78명), ALK(14%, 25명), ROS1(4%, 7명), KRAS(3%, 5명) 순으로 확인됐다.

한편 폐암은 폐에 생긴 악성 종양으로 2019년 기준 갑상선암 다음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특히 사망률이 높은데 2020년 암으로 사망한 8만2천204명 중 1만8천673명(22.7%)이 폐암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초기 증상이 없을 뿐 아니라 일정 수준 진행된 후에도 감기와 비슷한 기침, 가래 외에 별다른 이상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 진단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설문조사 응답자의 65%(187명/286명)도 진단 당시 비소세포폐암 3, 4기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암협회 노동영 회장은 “폐암은 우리나라에서도 발생률과 사망율이 높은 만큼 세계 암의 날을 맞아 폐암 환자들의 진솔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널리 알리게 됐다”며 “암 치료의 점진적 발전으로 기존에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던 분야에서도 새로운 희망이 등장하고 있어, 환자들 스스로도 유전자 변이 검사 등을 통해 본인의 암에 대해 명확히 인지하고 향후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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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대한암협회도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폐암 환자들이 치료의 어려움으로 꼽은 경제적인 접근성 문제 등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설문조사는 폐암 환자의 정보 접근성과 폐암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한 ‘아는 만큼 가까워지는 폐암 이야기(이하 아가폐)’ 캠페인의 일환으로 작년 11월부터 12월까지 실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