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암종에 대해 국가의 보장성이 강화되고 있지만 정작 희귀유전자 암 등은 소외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대한항암요법연구회가 지난 5일 개최한 ‘희귀유전자를 가진 암환자를 위한 공익적 연구 R&D 심포지엄’에서 유전체 분석을 통한 정밀의료가 국내 암환자 치료에 있어 미치는 영향과 역할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희귀한 암유전자를 가진 환자의 동등한 치료 기회 및 혜택을 위해 개선돼야 할 제도 및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첫번째 세션은 ‘희귀유전자를 가진 암환자의 현황과 치료적 접근’을 주제로 강진형 교수(가톨릭의대 종양내과)가 좌장을 맡았으며 ▲희귀한 암유전자 현황 ▲정밀의료를 통한 희귀한 암유전자 환자의 치료현실: 미충족 수요(Unmet needs) ▲미국 NCI-MATCH 연구 사례 소개를 제목으로 각각 최윤지 교수(고려의대 종양혈액내과), 김효송 교수(연세의대 종양내과), 채영광 교수(노스웨스턴대 종양내과)가 발표를 진행했다.
최윤지 교수는 “정밀의료의 발전에 따라 유전자 검사를 해 보면 잘 알려진 유전자 변이 외에도 희귀한 유전자를 가진 암이 많이 진단되고 있다”며 “최근 새롭게 확인된 유전자 중에는 치료 효과가 좋은 약들이 많이 개발돼 이를 확인하는 것이 필수”라고 말했다.
김효송 교수는 “희귀 유전자를 가진 암환자는 지속적인 타겟 유전자에 대한 신약 임상연구가 유일한 대안인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책적, 행정적인 부분에서 유연한 대처가 절실하다”고 강조하는 한편, 연구자주도 임상연구의 체계적 시스템 지원의 부재로 모든 과정을 연구자 개인이 해야 하는 부담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희귀 유전자를 가진 암환자의 치료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주제로 진행된 두 번째 세션은 김지현 교수(서울의대 혈액종양내과)가 좌장을 맡아 ▲국가적 차원의 펀딩 필요성 ▲희귀한 암유전자를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임상실험 플랫폼 ▲희귀한 암유전자에 대한 규제기관의 입장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자리에서 윤탁 교수(국립암센터 희귀암센터)는 발표에서 “희귀‧난치암을 극복하기 위해 제약사의 적극적인 참여와 국가적 차원에서 암연구의 대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미국국립암연구소(NCI)의 경우 암임상시험을 위해 지원되는 비용만 연간 8억9천만 달러(1조 5백억원)인데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암정복추진연구개발사업을 통한 국가지원연구비 전체가 연 100억원이 안 되어 연구비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정현애 교수(성균관의대 혈액종양내과)는 희귀유전자를 가진 암환자의 임상연구와 관련해 “희귀 유전자를 가진 암의 특징을 고려한 유연하고 탄력적인 방식의 접근과 중장기적 프로젝트를 통한 정보의 축적 및 치료 전략 구축이 있어야 한다”고 밝히며 특히 “암전문가들로 구성된 MTB(Molecular Tumor Board)를 통해 NGS(Next Generation Sequencing) 결과를 심층적으로 분석, 치료의 대안이 없는 희귀암 환자에게 치료의 기회를 부여하고 다양한 치료 케이스의 경험 결과를 축적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인근 심사관(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종양항생약품과)은 “희귀유전자 변이를 가진 암환자의 치료 문제는 우리나라뿐만 아닌 전세계적인 문제로 단독 접근 보다 전세계적 협력을 통해 임상시험 진행을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패널토의에서 환자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전달됐따. 백진영 신장암환우회 대표는 “희귀유전자를 가진 암환자는 환자수가 너무 적어 진단부터 관련된 모든 과정이 어렵다. 이런 환자들을 위한 국가 차원의 플랫폼,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정부의 제도적 지원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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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종 자체가 희귀질환인 담도암환우회 강덕원 대표는 “응급 임상을 신청할 때 어려움이 많은데, 환자들이 이미 FDA를 통해 승인된 치료제를 하루 빨리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간소화, 개선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행사를 주최한 대한항암요법연구회 장대영 회장은 “현재 암 치료는 유전체 빅 데이터 분석과 정밀의료 발전에 힘입어 맞춤형 치료 시대가 되었으나 희귀암 또는 희귀한 암유전자를 가진 암환자들은 참여할 임상연구가 없거나 치료 약제에 대한 승인과 건강보험 급여가 되지 않아 치료의 기회를 얻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이들이 적절하고 동등한 치료 혜택을 받기 위해 개선돼야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오늘의 다양한 제언이 실질적인 정책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이번 심포지엄 개최 의의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