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電, 3년만에 '반도체 왕좌' 탈환...작년 매출 94조로 인텔 제쳐

전체 매출 279조6000억 사상 최대...영업이익 51조6300억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2/01/27 11:32    수정: 2022/01/27 13:09

삼성전자가 미국 인텔을 제치고 3년 만에 반도체 매출 세계 1위를 되찾았다.

삼성전자는 27일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지난해 반도체 부문 매출이 94조1천600억원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로써 3년 만에 인텔을 밀어내고 세계 반도체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인텔은 지난해 790억2천만 달러 매출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을 지난해 평균 원·달러 환율 1천144.6원으로 환산하면 823억 달러다.

■ 280조 매출 중 반도체 94조

삼성전자는 2018년 사상 처음으로 연간 매출액 기준 세계 1위 반도체 회사로 올라섰다. 메모리 반도체가 호황을 맞은 해로 꼽힌다. 이듬해 메모리 가격이 떨어져 인텔에 왕좌를 내줬다. 2019년 인텔에 정상을 내준 뒤 2020년에도 2위에 머물렀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사진=삼성전자)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은 26조100억원, 영업이익은 8조8천4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1년 전보다 평균판매단가(ASP)가 오르고 첨단 공정이 확대됐다. 전 분기보다는 실적이 줄었다. 향후 시황과 재고를 감안해 메모리 반도체를 무리하게 팔지 않았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은 전반적인 공급 확대로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평택 S5 라인 가동과 가격 조정 효과로 1년 전보다 실적이 개선됐다.

지난해 4분기 디스플레이 매출은 9조600억원, 영업이익은 1조3천200억원이다. 중소형 패널이 효자다. 주요 고객사가 스마트폰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전 분기보다 실적이 성장했다. 대형 패널 적자폭은 커졌다. 액정표시장치(LCD) 가격이 떨어지고 양자점(QD·퀀텀닷) 디스플레이 초기 비용을 썼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에만 40조원 넘게 쏟아 부었다. 경기 평택시 3공장(P3) 인프라에 투자하고 중국 시안 공장 설비를 늘리는 데 43조6천억원을 투입했다. 극자외선(EUV) 기반 15나노 D램, V6 낸드 등 메모리 첨단 공정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평택 EUV 5나노 첨단 공정 증설 등을 중심으로 투자했다. 디스플레이는 중소형 모듈과 QD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2조6천억원어치 시설 투자했다. 이를 포함해 지난해 전체적으로 48조2천억원의 시설 투자를 했다. 2020년 38조5천억원보다 9조7천억원 늘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을 포함해 부품·완제품 전체 지난해 매출이 연결 재무제표 기준 2020년보다 18.07% 늘어난 279조6천4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역대 최고치다. 영업이익은 51조6천339억원으로 1년 전보다 43.45% 늘었다. 반도체 호황을 맞은 2018년(58조8천900억원)과 2017년(53조6천500억원)에 이어 3번째로 많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4월 경기 화성시 삼성전자에서 열린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세계 최초 극자외선(EUV) 공정 7나노로 출하된 반도체 웨이퍼에 서명하고 있다. 왼쪽 첫번째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뉴시스)

■ "EUV 공정으로 기술 초격차"

새해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에 첨단 공정을 확대해 시장을 이끌겠다고 나섰다.

세계 주요 기업이 정보기술(IT) 투자를 늘리고 새로운 중앙처리장치(CPU)를 도입해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 것으로 삼성전자는 내다봤다. 서버·컴퓨터(PC)용 수요가 회복하면서 첨단 공정과 고부가가치 제품이 많이 팔릴 것으로 기대했다. EUV 공정을 적용해 품질 초격차를 이루기로 했다. 다만 지난해처럼 부품 공급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삼성전자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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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새해 시스템 반도체(시스템LSI)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기로 했다. 새해 5세대(5G) 통신용 대량 판매(Volume Zone) 모델 등 시스템온칩(SoC) 종류를 늘린다. 이미지센서(CIS) 같은 주요 부품 공급에도 힘쓴다. 파운드리는 1세대 GAA(Gate-All-Around) 공정을 양산한다. 기술 수준을 높이고 세계적인 고객사에 공급을 늘려 시장 평균을 넘어서는 성장을 목표로 잡았다.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생산·연구개발(R&D)에 133조원을 투자해 세계 1위 파운드리 회사 대만 TSMC를 넘어서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요가 늘 것으로 내다봤다. 중소형 디스플레이의 경우 5G·폴더블 스마트폰이 늘면서 공급처도 넓어지고 있다. 대형 제품 가운데서는 QD 디스플레이로 고급 기술을 확보할 방침이다. QD 디스플레이를 양산하면 적자폭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LCD 생산은 계획대로 그만두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