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과잉대응하면 오히려 피해 더 키워...차분해져야"

전문가 "접종자는 '강한 독감' 정도로 여기고...의료시스템은 고위험자 관리에 집중"

헬스케어입력 :2022/01/26 13:32    수정: 2022/01/26 17:27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 유행이 본격화되면서 우리나라의 확진자는 26일 0시 기준 1만3천명을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급증한 확진자 수에 동요하지 말고 차분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울의대 김윤 의료윤리관리학교실 교수는 현재의 확산세가 “예정된 수순”이라며 이런 추세가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교수는 “앞으로 정점을 향해 무서운 속도로 유행이 진행될 것”이라며 “주별로 확진자 수가 2배 가량 증가한다고 가정할 때, 현 7천명~1만 명대를 시작해 한 달 후 5만 명~8만 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수만 명이 나올 것이란 예측을 내놨지만 “확진자 숫자에 과몰입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는 “바이러스 때문이 아닌 ‘과잉대응’으로 인한 피해가 훨씬 클 것”이라며 “지난 겨울 델타 변이 유행 당시 확진자 증가에 따른 병목현상이 발생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사진=김양균 기자

현재 진단검사에서 양성으로 판정 시 상태에 따라 감염병 전담병원·생활치료센터·재택치료 등으로 일괄 분류, 배정이 이뤄지게 된다. 김 교수는 이러한 환자 배분 방식이 개선돼야 한다고 본다. 

그는 “확진자가 더 늘어나면 중앙집중식 배분으로는 감당이 안 돼 지난 겨울처럼 병상을 배정받지 못한 대기자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며 “오미크론의 중증도가 아닌 현재의 오미크론 대응 방식으로 인한 피해가 양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가 제안하는 오미크론 확진자 관리 프로세스는 이렇다. 진단검사 후 확진이 확인되면 재택에서 치료제를 복용하며 경과를 살피다, 상태 악화시 동네의원 등에 비대면 전화 상담을 받는다. 만약 상태가 더 안 좋아지면 대면 외래 진료를 받고, 개선이 없을 시 응급실에 내원해 치료를 받거나 입원 수속을 밟으면 된다는 것이다. 통상의 인플루엔자 등의 대응 방식이다.

관련해 정부도 이러한 프로세스로 관리를 한다는 입장이지만, 김 교수는 동네의원이 비대면 상담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다소 다른 견해를 보였다. 그는 “복잡한 시스템 보단 의원은 비대면 진료로, 병원은 대면진료를, 감염병 전담병원은 중증 환자를 보는 심플한 방식이 효과적”이라며 “동네의원에게 24시간 모니터링과 대면진료까지 맡기기보단 비대면 전화상담 역할에 한정시키고, 외래진료는 병원급에서 이뤄지도록 조치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오미크론 변이 감염 진료가 가능한 병원은 앱을 통해 알려주는 방식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픽셀

■ 오미크론 패닉 대신 차분한 대응을…“고위험자 관리에 집중하면 돼”

중앙사고수습본부 손영래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확진자 수 증가에 따라 불안과 공포를 느끼는 국민들이 많다”며 “오미크론이 빠르게 확산되다 보니 어떤 조치를 빨리 해야 한다는 일종의 사회적 패닉도 있다”고 우려했다. 손 반장은 “(방역 정책을) 차분하게 이행하면서 의료 등 방역자원들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오미크론을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해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확진자 수 증가는 주의할 지점이지만, 현재 우리 대응체계는 오미크론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폭증한 확진자 수만 보고 불안해하는 국민들을 위해 신뢰 있는 국내·외 통계분석자료를 충분히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 교수도 차분한 대응을 주문했다. 그는 “접종자나 젊은 층은 오미크론 변이를 ‘강한 독감’ 정도로 여기면 된다”며 “미접종자나 고령층은 중증으로 발전할 수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관리에 집중하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확진자 수에 공포감을 가지면 이것 때문에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해외도 확진자의 폭증으로 인해 의료체계 붕괴는 사망자 폭증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당부했다.

국립정신건강센터 심민영 국가트라우마센터 사업부장 역시 “확진자 수에 매몰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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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부장은 “정상화의 관점에서 현재의 1만3천명은 사망과 중증도가 높았던 델타 변이 유행과는 다르며, 이미 우린 수차례의 유행과 병상 부족 등 불투명한 상황을 견뎌왔다”며 “엔데믹으로 가는 과정에서 각 개인은 주어진 역할과 방역지침을 지키며 지금처럼 나아가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국민들이 종식을 기다리다 지치는 것 대신 평상심을 갖고 해왔던 것처럼 이 과정을 견뎌나가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