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정부가 ‘메타버스 신산업 선도전략’을 발표했다. 이는 디지털 뉴딜 시대에 생존을 위한 발 빠른 신산업 육성 정책이라 평가할 수 있다. 세상은 ‘Real World’(현실세계)와 ‘Virtual World’(가상세계)가 공존하는 세상으로 변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언제나 기회와 성장 같은 순기능과 함께 역기능을 수반한다. 일례로 현실세계에서 벌어지는 범죄 행각이 가상 세계에 그대로 전이될 수 있다.
메타버스는 활용 목적에 따라 ‘SNS나 게임 등 사회관계 형성’, ‘가상부동산이나 가상상품 거래’, ‘원격교육이나 진료 등 원격협업’ 형태로 상호 융합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현실세계 확장 개념으로, 현행법과 규제들과의 충돌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메타버스 생태계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필자는 아래와 같은 6가지가 필요하다고 본다.
첫째, 사이버 범죄다. 메타버스에서 아바타 진위 여부와 미성년자 구분, HMD 헬멧 기기를 통한 촬영된 장면과 음성 위조 등 기존 보안과 다른 새로운 형태의 메타버스형 사이버 보안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현존하는 사이버 보안(Cyber Security) 이슈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해야 하며 특히, 메타버스 간 이동에 따른 상호 연동 보안과 아바타 인증, 메타버스 상의 원격 수리나 진료 등에 따른 새로운 인증시스템과 로그관리 등이 개발돼야 한다.
둘째, 강력한 중독과 건강 문제다. 가상세계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고 몰입도가 깊어질수록 ‘중독’과 ‘현실 도피’라는 문제가 발생한다. ‘메타버스’속 세상이, 그 세상 속 나의 모습이, 내가 사는 삶보다 더 나은 삶일거라 생각하고 현실과 단절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게임 중독을 겪는 이들이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게임에 집착하는 것처럼 말이다.
셋째, 개인정보 보호 문제다. 회사들과 조직들이 IT 보안 시스템을 메타버스 형으로 혁신시키고 있지만, 사생활과 개인정보 보호는 온라인 환경에서 피할 수 없는 문제다. 메타버스가 확장하는 것과 걸맞게 보안도 새롭게 진화해야 한다. 가상세계에서의 신원과 소유물의 안전을 증빙할 새로운 개인정보와 사생활 보호가 필요할 것이다. 오늘날보다 더 많은 개인 데이터를 제공해 신원을 확인하고 보안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동작하게 해 개인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해야 한다.
넷째, 콘텐츠 IP침해 및 권리다. 그동안은 저비용·무한복제되는 디지털 특성으로 자신만 콘텐츠를 ‘소유’한다는 개념이 존재할 수 없었다. 그러나 NFT(Non-Fungible Tokens) 기술을 통해 디지털 콘텐츠에 ‘원본’을 증명할 수 있게 되면서 ‘소유’와 ‘희소성’의 가치가 발생하고 ‘자산’으로서 기능하게 됐다. 문제는, NFT 발행에 어떠한 규제와 제약이 없다는 것이다. NFT는 최초 발행자에 대한 증명일 뿐, 실제 창작자(저작권자)임을 증명하지 않는다. 따라서 IP침해가 손쉽게 일어나고, 권리 입증에도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NFT의 법적 지위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관련 분야의 산업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미, NFT가 활발히 거래되고 있으므로 관련 법들의 제·개정을 통해 조속히 보완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메타버스 플랫폼 간 유기성 문제다. 즉 A-메타버스에서 B-메타버스로 호환과 이동권 보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현재 메타버스 서비스 플랫폼들은 사용자를 특정한 플랫폼에 가두어 떠나지 못하게 하는 샌드박스형 플랫폼 서비스(Lock-In)를 제공하고 있다. 향후 현실과 가상세계가 완전히 연동되는 메타버스로의 진입을 위해서는 플랫폼 간 상호 운용성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메타버스 서비스 제공 업체들간 협의가 필요하고, 글로벌 차원에서 소비자를 연결시키는 마켓 플레이스와 플랫폼 기준의 표준화 작업도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화폐와 지불, 결제, 송금 문제다. 메타버스 내 거래대금으로 지불하는 디지털 화폐는 현재 신용과 유동성 위험이 매우 높다. 건강한 메타버스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안전한 디지털 화폐 거래 시스템이 담보돼야 한다. 이를 위해 현존하는 다양한 암호자산 간 가치를 비교·측정하는 기준과 거시적인 거래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메타버스는 글로벌 비즈니스로 성장하고 있고, 가상자산의 원활한 활용이 필수가 될 것임에 따라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지원 제도,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아울러 이번에 발표된 정부 정책을 바탕으로 세부적인 문제들도 도출, 해결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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