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열린 '군장병 공개SW 온라인 해커톤' 대회는 제 자신을 더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군에서 개발자 꿈을 꾸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다양한 소프트웨어(SW) 대회가 더 많이 열렸으면 좋겠습니다."(최성민 상병, 맥가이버즈 팀장)
"해커톤은 앱(APP),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각 분야별 강의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프로그래머 사이트와 연계해 코딩실력도 다지게 했습니다. 개발에 필요한 준비를 하게하는 효과적인 교육형 대회라고 생각합니다."(마승훈 상병, 맥가이버즈 팀원)
과기정통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지난해 군 장병들을 대상으로 국방부와 공동 개최한 '2021년 군장병 공개SW 온라인 해커톤'에서 영예의 대상(과기정통부 장관상)을 차지한 맥가이버즈 팀의 최상병 팀장과 마승훈 상병은 최근 지디넷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수상 소감을 밝혔다.
현재 최성민 팀장(상병)은 육군정보통신학교에서, 마승훈 팀원(상병)은 해병대 제6여단에서 각각 복무하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해 '맥가이버즈'라는 팀명으로 행사에 참여했다. 시간과 공간 제약없이 저비용으로 안전하게 사격연습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앱(명칭 '퍼펙트샷:만발의 법칙')을 개발해 1등을 차지하며 과기정통부 장관 상을 받았다.
두 사람이 참여한 '2021년 군장병 공개SW 온라인 해커톤'은 2015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는 행사로 국방 분야 대표적 소프트웨어 행사다. 병영 생활 및 국방에서 활용 가능한 모바일 앱이나 웹(PC)을 공개 SW방식으로 온라인에서 개발, 해커톤 방식으로 실력을 겨룬다. 행사에 참여하려면 먼저 국방부와 NIPA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국방오픈소스아카데미(OSAM) 회원에 가입해야 하고, 회원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작년 행사에는 온라인으로 교육을 수료한 390여명이 신청해 이중 200여명이 뽑혀 해커톤 방식으로 실력을 겨뤘다. 해커톤 참가자들은 필수 과정인 이론 평가 50점(웹, 앱, IoT, 클라우드, AI 등 5개 분야)과 코딩테스트(25점), 개발계획서(25점) 등의 평가를 거쳤다.
해커톤 결과 맥가이버즈 팀이 만든 '퍼펙트샷' 앱이 대상을 차지함에 따라 사용처가 넓어지고 있는 공개SW가 명사수 군인을 양성하는데도 일조하게 됐다.
최성민 팀장은 '맥가이버즈'팀에 대해 "이것저것 붙여서 만든다는 의미로 맥가이버즈라는 이름을 붙였다"면서 "우리 부대에서는 참여할 사람이 없어 인터넷으로 팀원을 모집, 마승훈 님을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IoT를 담당해 줄 팀원이 필요했는데, 마침 적임자가 지원해줘 냉큼 팀원으로 모셔왔다(웃음)"면서 "나는 앱을 담당하고 마승훈 님이 IoT 개발과 모델링을 맡아 이상적인 역할 분배가 이뤄졌다. 유니티도 이번 기회에 배우면서 만들었다. 아직 엉성한 부분이 있지만 내가 안 만들면 아무도 못 만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했다"며 참여 배경을 들려줬다.
최 팀장은 대학에서 소프트웨어학부 1학년을 마치고 입대했다. 그가 만든 '퍼펙트샷' 은 사격연습을 도와주는 앱이다. 이 앱을 만든 동기가 있다. 총을 잘 쏘지 못하던 최 팀장이 어느날 사격 만발을 맞히면 포상을 준다는 공지를 봤다. 그래서 사격 연습을 하고 싶었지만 할 수가 없어 포기했다. 사격 훈련이 있는 날에만 사격 연습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때 든 생각이 "가상현실(VR) 사격장 같은 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였다.
VR 사격장은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했다. 일단 돈이 들기 때문이다. 또 어디에 설치하는 것도 문제였다. 여기에 다같이 쓰기 때문에 대기 시간이 있다는 것도 고민거리였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휴대폰 VR'이였다. VR기기는 보통 머리에 쓰고 하며 이 장비를 HMD(Head Mount Display)라 부른다.
최 팀장은 "HMD로 구현하면 센서가 더 많이 필요해 저비용으로 만든다는 당초 취지에 맞지 않았다. 그래서 총구 쪽에 휴대폰을 다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것도 VR의 일종이라 볼 수 있다. 사용자가 총을 겨누면 정조준한 부분이 휴대폰의 디스플레이를 향한다. 컨트롤러가 있으면 더 실감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팀장이 만든 앱은 방아쇠 당김을 인식해 블루투스로 신호를 보내면 격발이 된다. 앱 내부에 가늠쇠 동기화, 탄도학 등이 적용돼 사격 연습에 큰 도움을 준다는게 최 팀장 설명이다. 최 팀장은 "앞으로 더 많은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기본 사격 말고 재미있는 사격 게임을 만든다든가, 이외에도 몇 가지 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팀장은 원래 오픈소스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해본 적은 없었는데 '2021년 군장병 공개SW 온라인 해커톤' 대회에 참가하면서 공개SW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알게 됐다. 특히 그는 대회를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팀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깃(git)과 깃허브(github) 등을 이용해 협업을 하는데 협업 과정에서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알게 됐습니다. 서로의 부분이 맞닿는 부분에서는 세세한 거 하나하나가 매우 중요하더라고요."
최 팀장은 좋은 개발자가 되는 꿈을 갖고 있다.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군에와 경험이 많지 않다. 하지만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 공부를 할수록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다"면서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은, 오픈소스 중심 사고, 오픈소스 중심의 개발을 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며 오픈소스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최 팀장과 함께 팀원으로 참여한 마성훈 상병은 현재 해병6여단에서 복무중이다. 군생활 중 진로와 간접적으로 관련된 프로젝트가 있어 '2021년 군장병 공개SW 온라인 해커톤'에 도전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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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을 공부하고 싶어 울산과기원 컴퓨터과학과 전기전자공학부에 진학해 3학년을 마치고 군에 입대한 마 상병은 대학 시절 하드웨어 공부를 위해 로봇동아리에서 활동했다. 특히 자동차 동아리는 창설을 주도했다. 마 상병은 '2021년 군장병 공개SW 온라인 해커톤'에 대해 "특정 부대에 한정하지 않고 전 장병을 대상으로 실시, 다양한 참가자들과 경쟁한다는 것이 뜻깊었다"면서 "깃허브를 통해 다른 팀의 개발 과정이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이를 보면서 우리 프로젝트에 대한 열정도 더해졌다"고 회고했다.
대학을 마치면 대학원에 진학해 로봇을 더 연구하고, 장기적으로는 창업을 준비할 생각이라는 마 상병은 "제 사례를 통해 해병대 장병들이 군 생활 중 꿈을 잊지 않고 꾸준히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