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 DBMS로 전환한 2008년만 하더라도 국내에 오픈소스 전문기업이 많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SW)가 클라우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많은 영역에서 물과 공기와 같은 존재가 되었고, 많은 기업이 시장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오픈소스 선도기업으로 큐브리드가 국내 SW 생태계 활성화에 일조한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이 과정에서 많은 기여를 해 준 회사 구성원 모두에게 영광을 돌립니다."
국내 간판 오픈소스 기업인 큐브리드(대표 정병주)가 과기정통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주관한 '2021년 공개SW 산업발전 유공자' 시상에서 공개SW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 받아 단체(기업 및 기관) 부문에서 대상인 과기정통부 장관 상을 받았다.
■2006년 설립...2008년 11월 소스코드 공개 오픈소스 DBMS로 전환
'한국의 레드햇'으로 불리는 큐브리드는 2006년 설립된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전문기업이다. 실질적인 DBMS 사업은 1990년대 초반에 시작했다. 본사는 서울시 강남구에 있고 직원은 약 50명이다. 주력 제품은 관계형 DBMS 제품인 '큐브리드(CUBRID)'로 한국명이 회사 이름과 같다. 2008년 11월 소스 코드를 공개해 오픈소스 DBMS로 전환했다. 제품 누적 다운로드가 30만건에 달한다. 이중 해외 다운로드도 11만건이나 된다. 서비스 계약 고객 기준으로 900개 이상 업무시스템에서 1300여개 DB 인스턴스가 운영 중이다.
'CUBRID' 제품은 여러 특장점을 갖고 있다. 우선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요구하는 대용량 데이터 처리 능력과 성능, 안정성, 가용성, 관리 편의성을 제공한다. DB분야 국제표준인 'ANSI SQL'을 준수하고 있다. 또 다중버전동시제어(MVCC)와 고가용성(HA, High-Availability) 기능을 갖췄다. 오라클(Oracle)과 MySQL 호환성, DB관리 및 마이그레이션을 위한 GUI 기반 각종 도구도 제공한다. 정병주 큐브리드 대표는 "우리가 공급하는 CUBRID 제품은 데이터가 급증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온라인 트랜잭션 처리(OLTP, On-line Transaction Processing) 서비스에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CUBRID' 제품 최신 버전은 '11'로 올 1월 출시됐다. 'CUBRID 11'은 성능 향상에 새로운 기능 추가, 보안 및 편의성 강화 등을 중심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성능 측면에서는 '조인(join)' 질의에서 해시 스캔(Hash Scan)을 지원, 인덱스 스캔을 할 수 없던 조인 질의 성능을 최대 10배 개선했다. 또 힌트를 통해 검색 질의 결과 캐시를 지원해 데이터 변경이 적고, 질의가 복잡한 워크로드 성능을 극대화했다. 보안 측면도 돋보인다. 테이블 기반 암호화 기능인 TDE(Transparent Data Encryption)와 드라이버와 서버 사이의 패킷 암호화를 지원, 비정상적으로 데이터가 유출되는 것을 방지한다. RVC(Row Value Constructor) 및 '레귤러 익스프레션(REGEXP)' 함수 등 유용한 SQL도 확장했다.
특히 큐브리드는 'CUBRID 11' 버전부터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GPL에서 아파치 라이선스 2.0으로 변경했다. '아파치 라이선스'는 퍼미시브(Permissive)한 라이선스로 소스 코드를 자유롭게 수정 및 배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독립소프트웨어벤더(ISV, Independent Software Vendor)들이 'CUBRID' 제품을 기반으로 다양한 응용 프로그램을 개발 및 배포, 판매하는데 아무 제약이 없다.
■공공부문 클라우드용 DBMS시장서 1위...미국에 오픈소스 재단도 설립
현재 큐브리드는 공공 및 국방 시장을 중심으로 사용자를 넓혀 가고 있다. 정 대표는 "공공부문 클라우드 인프라(IaaS)에 적용한 DBMS 중 가장 많은 DB 인스턴스를 점유하고 있다"면서 "공공부문 클라우드용 DBMS 시장에서 1등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 수출도 정조준하고 있다. 정 대표는 "아직 사용자 확산 단계로 서비스 계약 고객을 확보하기 보다 글로벌 개발자 생태계를 넓혀 나가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면서 "2~3년 후부터 본격적인 글로벌 비즈니스를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고객사(활용 사례)도 탄탄하다. 대표적인 곳이 국가정보자원관리원과 국방통합데이터센터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50여개 중앙행정기관의 IT 인프라를 위탁 운영하는 행정안전부 산하기관으로 1센터(대전)와 2센터(광주)에 1300여개 업무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G-클라우드(공공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기 시작했는데, 'CUBRID' 제품이 G-클라우드의 표준 DBMS로 채택, 신규 시스템 개발 및 노후 시스템 전환사업을 통해 500여개 이상의 업무시스템에 적용, 900여개 DB 인스턴스가 운영 중이다.
국방통합데이터센터 운영에서도 'CUBRID' 제품이 맹활약하고 있다. 국방부 및 육해공군 전산소에서 운영하고 있던 업무시스템을 2014년 국방통합데이터센터 1센터(용인)와 2센터(계룡)로 통합 이전하는 사업을 진행, 국방 정보시스템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했는데, 국방 클라우드 인프라의 표준 DBMS로 'CUBRID' 제품이 선정, 150여개 이상 업무시스템에 적용됐다. 이외에 행정안전부의 '온-나라 문서 2.0 및 기록물관리시스템'에도 채택, 공공기관 핵심 업무시스템인 온-나라 및 기록물관리시스템을 'CUBRID' 제품으로 전환, 중앙행정기관과 지자체 및 공공기관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들 공공 기관 외에도 민간(기업)에서도 CUBRID 제품 채택이 늘고 있다. 에스오일을 비롯해 하나투어, 세종텔레콤, 효성ITX, 세틀뱅크, 신협중앙회, 한양대학교병원 등이 CUBRID를 사용중이다.
정 대표는 대상 수상 이유에 대해 "국내 DBMS 시장에서 글로벌 상용 제품의 대체재 역할을 톡톡히 했다"면서 "뿐만 아니라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성공사례와 지라(Jira) 및 깃허브(GitHub) 중심의 오픈소스 프로젝트 운영 경험을 대외적으로 공유,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한 점이 인정받은 것 같다"고 밝혔다. 큐브리드는 제도적인 측면에서도 공개SW 유지관리서비스 가이드라인 개정 작업에 참여하는 한편 연간 단위 정액제 서비스 과금 방식의 기준 마련에도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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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2월에는 국내 오픈소스 기업 최초로 미국에 오픈소스 재단도 설립했다. 이 곳에서는 제품 로드맵 수립과 글로벌 개발자 생태계 확산 등 CUBRID 제품 오픈소스 프로젝트 활성화를 위한 여러 노력이 진행중이다. 루마니아 소프트웨어 기업 아니아 소프트웨어(Arnia Software)가 현재 컨트리뷰터로 참여하고 있다. 또 DB 관리 도구 '디비버(DBeaver)', BI 솔루션 앰플릭스(Amplix), 더미 데이터 생성 도구 '디비시더(DBSeeder)' 등 다양한 해외 솔루션들이 'CUBRID' 제품을 공식 지원하고 있다.
정 대표는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컴퓨팅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오픈소스 활용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면서 "한국도 이제 단순히 오픈소스를 활용하는 것에서 나아가 오픈소스 프로젝트나 커뮤니티에 참여, 생산자로서의 역할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픈소스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As-a-Service) 비즈니스가 활성화함에 따라 이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면서 "연간 단위 유지관리서비스 정액제 과금 방식에 대한 공공 부문의 예산 수립 및 구매 절차 개선이 필요하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통해 사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나 확신을 시장에서 제시해줘야 더 많은 기업들이 오픈소스계에 참여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