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 교체 카드 또 꺼낸 카카오...'신뢰회복' 시선 집중

김범수, 착잡한 마음 전해…새 리더십 원점 검토 후 남궁훈 대표 내정

인터넷입력 :2022/01/20 17:01    수정: 2022/01/21 10:56

카카오가 3월부터 회사를 이끌 새 대표로 남궁훈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내정했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와 여민수 공동대표를 새로운 대표로 내정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신임 대표를 또 한 번 바꾼 것이다. 

류 대표는 카카오페이 상장 후 주식을 대량 처분해 논란을 일으켜 사퇴했고, 여민수 카카오 공동 대표는 이 모든 책임을 통감하며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회사가 뒤숭숭한 상황에서 남궁훈 대표가 신임 단독대표로 내정되면서 카카오가 제대로 된 리더십을 세우고 경영 쇄신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카카오는 신임 단독대표로 남궁훈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남궁 내정자는 3월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

당초 카카오는 조수용 공동대표가 연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여민수 공동대표와 함께 카카오를 이끌 대표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를 내정했다. 그러나 류 대표가 카카오페이 상장 후 주식을 대량 매도하면서 모럴해저드 비판에 휩싸였다. 카카오 노조도 나서 류영준 대표의 카카오 대표 내정 철회를 요구했고, 류 대표가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차기 대표가 누가 될지 관심이 쏠렸다.

결국 카카오는 이날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남궁 센터장을 단독대표로 내정했다. 남궁 내정자는 지난 12월 카카오 공동체의 미래 10년을 준비하는 조직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으로 선임돼 카카오 공동체의 글로벌 시장 공략과 미래먹거리 발굴을 준비해왔었다.

카카오의 새로운 리더십은 절실했다. 류 대표 사퇴 전과 후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골목상권 침해 등으로 정치권과 정부의 비판을 받아온 카카오는 류영준 대표를 중심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할 예정이었다. 개발자 출신 대표가 이끄는 카카오의 기술 도약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류 대표의 사퇴로 인해 카카오는 완전 다른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내부적으로 카카오 임원진에게 실망했다는 여론이 컸고, 주가는 연일 하락했다. 주주 가치 제고와 임직원 신뢰 회복이 카카오가 당장 새해 내세워야 할 제1 목표가 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동시 세심한 리더십이 필요했고, 남궁훈 내정자가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남궁 내정자는 한게임 창립 멤버로 NHN USA 대표, CJ인터넷 대표, 위메이드 대표를 거쳐 2015년 카카오에 합류했다. 이후 엔진과 다음게임이 합병하며 출범한 카카오게임즈의 각자대표를 맡아 카카오게임즈가 글로벌 종합 게임사로 발돋움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카카오의 새해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공략뿐만 아니라 경영쇄신도 필요한데, 남궁 내정자는 미래 먹거리 발굴과 글로벌 진출을 계속해서 고민해 오면서 회사를 성장시키고 사회적으로도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인물로 적합하다고 여겨진다.

특히 평소 직원들을 세심하게 챙기고 소통에 적극적인 남궁 내정자의 성향도 회사의 비전을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로 여겨지면서 내부 기대감도 크다는 설명이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김범수 의장 또한 임직원 대상으로 쓴 글에서 “카카오가 오랫동안 쌓아온 사회의 신뢰를 많이 잃고 있는 것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회복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일지 고민을 거듭해 보았다"며 "이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뉴리더십과 함께 크루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크루들과 소통이 활발해지도록 많은 채널과 기회를 만들어갈 예정이며,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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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남궁 내정자는 평소 직원들과 격없이 지내고 소통에 적극적인 사람"이라면서 "일련의 문제들로 인해 상처받은 직원들을 다독이면서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는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남궁 내정자는 인사이트가 뛰어난 사람"이라며 "평소 성장에 대한 고민이 크고, 실행력을 갖춘 만큼 카카오에 좋은 변화가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