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 사업 진출

충남 당진에 국내 첫 초임계 열분해 공장 건설

LG화학이 플라스틱 순환 경제 구축을 위한 화학적 재활용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탄소 저감에 기여할 수 있는 친환경 소재 중심으로 사업구조 전환을 가속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은 2024년 1분기까지 충남 당진에 국내 최초 초임계 열분해유 공장을 연산 2만톤 규모로 건설한다고 18일 밝혔다. 열분해유는 사용된 플라스틱에서 추출 가능한 재생 연료로 새로운 플라스틱 생산을 위한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그동안 쉽게 재활용 되지 못하고 버려진 과자 봉지, 즉석밥 비닐 뚜껑, 용기 등 복합재질(OTHER)의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을 열분해한 뒤 초기 원료인 나프타를 추출해 다시 석유화학 공정에 넣는 것이다.

신설 공장에는 고온·고압 초임계 수증기로 혼합된 폐플라스틱을 분해하는 화학적 재활용 기술이 적용된다. 초임계 수증기란 온도와 압력이 물의 임계점을 넘어선 상태에서 생성되는 특수 열원이다. 액체 용해성과 기체 확산성을 모두 가지게 돼 특정 물질을 추출하는데 유용하다.

직접적으로 열을 가하는 기술과 달리 열분해 과정에서 탄소덩어리(그을림) 생성을 억제해 별도 보수 과정 없이 연속 운전할 수 있다. 약 10톤의 비닐·플라스틱을 투입하면 8톤 이상 열분해유를 만들 수 있어 생산성 또한 업계 최고 수준이다. 나머지 2톤 가량의 부생 가스는 초임계 수증기 제조 등 공장 운전을 위한 에너지로 재사용된다.

LG화학 중국 저장성 취저우 전구체 공장

LG화학은 초임계 열분해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영국 무라 테크놀로지와 협업한다. LG화학은 지난해 10월 화학적 재활용 분야 밸류체인 강화를 위해 무라에 지분도 투자했다. 최근에는 무라의 기술 판권을 가지고 있는 미국의 글로벌 엔지니어링·서비스 기업인 KBR(Kellogg Brown & Root)와 기술 타당성 검토를 마치고, 공장 기본 설계를 위한 공정 라이선스 및 엔지니어링 계약을 체결했다.

열분해유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LG화학은 실질적인 제품 검증 및 향후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추가적인 증설도 검토할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등에 따르면 세계 화학적 재활용 시장은 폐플라스틱에서 추출 가능한 열분해유 기준 2020년 70만톤 규모에서 2030년 330만톤 규모로 연평균 17%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은 열분해를 비롯한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자체 개발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한편, 국내에서 관련 재활용 기술과 원재료를 보유한 연구기관, 중소기업, 스타트업 등과의 협력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노국래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장은 “지속가능한 기술·공정 선도 기업들과 협력해 화학적 재활용 설비를 내재화하고 플라스틱 순환 경제 구축을 가속한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며 “친환경 소재·기술 분야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관련한 신규 시장을 적극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