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궤도 올라탄 LG엔솔…LG화학 '개미'는 화났다 왜?

LG화학 소액주주 분사 후 주주가치 감소…'쪼개기 상장' 비판 높아

디지털경제입력 :2022/01/11 18:03    수정: 2022/01/12 21:45

LG에너지솔루션이 이달 말 상장을 앞두고 모회사인 LG화학 소액주주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LG화학에서 이차전지 부분을 물적 분할해 주주가치가 떨어졌다는 이유에서다. 이른바 '쪼개기상장'으로 알짜 사업이 분할되는 데 대한 비판이 쏟아지면서 감독 당국도 제도개선을 검토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 LG화학이 전지사업본부를 물적 분할해 탄생했다. 이차전지 부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였지만, 이른바 ‘쪼개기상장’이라는 비판이 쇄도했다. 모회사 주주가 피해를 본다는 문제가 수반했다.

물적분할은 인적분할과 달리 기존 회사(모회사)가 신설회사(자회사)의 주식을 100% 소유한다. 이 과정에서 모회사 주주에게 신설 자회사 주식은 제공되지 않는다. 상장 과정에서 모회사 지분은 필연적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다.

LG 트윈타워 전경

LG에너지솔루션의 분사 이슈 이후 LG화학은 한 때 주가가 고점 대비 30% 가까이 하락했다. LG화학은 지난해 1월 14일 105만원까지 상승했지만, 지난달 30일에는 장중 61만1천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최저가를 경신했다.

LG화학 소액주주들은 집단 움직임을 보이며 억울함을 호소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 LG화학 주주는 청와대 국민신문고에 ‘반자본주의 물적분할 법개정이 필요합니다’는 청원글을 게시했다.

이 주주는 "대주주 지분율 확대를 위해 알짜배기 기업을 따로 떼서 새로운 회사를 만드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면서 "배터리 산업 미래를 위해서 투자한 개미들이 대부분인데, 알짜기업을 떼서 LG에너지솔루션이라는 회사를 만드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고 호소했다.

이 주주는 그러면서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을 하게 되면 '개미'들은 더 큰 피해를 받게 된다"며 "인적이 아닌 물적은 금지해서 소액주주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1일 기준 이 청원글은 2천526명의 동의를 얻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주주 불만이 커지자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도 물적분할 관련 제도개선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역시 제도개선에 목소리를 보탰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6일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모자회사 쪼개기 상장과 소액 주주 보호-자회사 물적 분할 동시 상장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를 열고 "물적분할 과정에서 소액주주 피해가 발생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했다"면서 "(물적분할 후 상장이 되더라도) 모회사와 자회사 주주를 똑같이 대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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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권영수 부회장은 기업공개(IPO)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LG화학 소액주주들의 잇따르는 비판과 관련해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의 82% 가량(약 60조)의 주식을 가지게 되는데  LG화학의 시총은 50조에 불과하다”면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권 부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사기위해  LG화학 주식을 매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면서 "이로 인해 주가변동성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만 점차 LG화학 주주가치가 회복하는 쪽으로 가지 않겠냐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