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1 칩 개발 끝?'...애플 칩 개발자, 줄줄이 이직

M1 칩에서 M1 프로·맥스 등 자체 설계한 PC칩 라인업을 완성한 애플의 핵심 개발자들이 이후 경쟁사로 이탈하는 사례가 올해 들어 부쩍 늘고 있다.

인텔 칩에서 애플 M1 자체 칩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던 제프 윌콕스는 이달 초 인텔로 이직해 디자인 엔지니어링 그룹 CTO를 맡았다. M1 칩을 설계한 마이크 필리포도 지난 12일 마이크로소프트로 자리를 옮겼다.

애플은 지난 해 말 핵심 인력의 이탈을 막기 위해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이르는 스톡옵션을 추가로 지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4년 이후에나 행사할 수 있는 스톡옵션 대신 다른 회사를 선택했다.

■ M1 칩 개발 핵심 엔지니어, 인텔행 선택

인텔은 지난 6일 애플 맥 시스템 아키텍처 부문 제프 윌콕스 이사를 영입했다.

제프 윌콕스는 인텔에서 2001년부터 12년간 근무했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저전력 아톰 프로세서용 칩셋의 전력 관리를 담당했고 이후 엔비디아에서 1년 반 일했다.

2014년 애플에 입사한 뒤로는 8년간 시스템 아키텍처, 신호처리, 전력처리 등을 담당했다. 특히 지난 2020년부터 시작된 애플 M1 칩 전환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다.

제프 윌콕스는 9년만에 인텔에 돌아와 디자인 엔지니어링 그룹 CTO(최고 기술 책임자)가 됐다. 그는 링크드인에 남긴 글을 통해 "다시 돌아와 최첨단 SoC를 만드는 놀라운 팀과 함께 일하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다.

■ M1 칩 설계 관여한 ARM 전문가 마이크 필리포도 MS로 이직

애플 M1 칩 설계를 주도한 엔지니어의 이직도 눈에 띈다. 12일(미국 현지시간) 맥루머스와 나인투파이브맥 등 애플 전문 매체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M1 칩 설계에 관여한 마이크 필리포를 영입했다.

마이크 필리포는 2004년에서 2009년까지 인텔에서 일하며 서버용 제온 칩을 설계했다. 이후 2009년에서 2019년까지 ARM에 근무하며 코어텍스 A76, 코어텍스 A72 등 퀄컴 스냅드래곤과 삼성전자 엑시노스 등 모바일 프로세서의 쓰인 기반 아키텍처를 설계했다.

2019년 5월에는 자체 프로세서 기반 PC 제품을 준비하던 애플로 이적해 M1 프로세서 설계에 참여했다. 마이크 필리포는 마이크로소프트 합류 후 애저 클라우드를 구동할 ARM 기반 서버용 칩 개발에 조력할 전망이다.

■ 스톡옵션도 마다하고 이직, M1 칩 구원투수 역할 끝났나

애플은 핵심 엔지니어들이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들에게 거액의 스톡옵션 보너스를 지급하기도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칩 설계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특정 분야 엔지니어에게 5만 달러(약 6천만원)에서 18만 달러(약 2억1천500만원) 상당 스톡옵션을 제공했다.

이 스톡옵션은 4년 이후에 행사할 수 있으며 이전에 퇴사·이직하면 무효가 된다. 그러나 제프 윌콕스와 마이크 필리포는 스톡옵션 행사를 마다하고 이직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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