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대형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독일 반도체 회사 인피니언테크놀로지스나 네덜란드 반도체 회사 NXP반도체 등이 M&A 후보로 떠올랐다.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반도체를 키우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은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22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2)에서 M&A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회사를 인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자동차용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과 전력반도체(PMIC) 등을 만드는 인피니언이나 NXP 등이 후보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2017년 차량용 범용플래시저장장치(UFS)를 선보였다. 곧바로 독일 자동차 아우디에 차량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8890’을 공급했다. 2019년에도 아우디에 ‘엑시노스 오토 V9’를 납품했다. 지난해 말부터는 고성능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와 그래픽 D램 등을 해외 자동차 제조사에 공급한다.
한 부회장은 “혼자 가기보다 M&A가 빠르다면 이를 택할 것”이라며 “부품과 완제품(세트) 모두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 삼성전자는 3년 안에 의미 있는 M&A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삼성전자가 M&A를 성사하면 2016년 11월 미국 자동차 전자장비 업체 하만을 9조4천억원에 인수한 지 6년 만에 이루는 대형 M&A다.
공급망 경쟁이 삼성전자 M&A 변수가 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반도체 공급이 부족하자 자국 우선주의가 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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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유럽에서 인피니언이나 NXP를 다른 나라 회사에 매각하라고 허락할 리 없다”며 “지금처럼 반도체가 부족한 마당에 이런 회사를 팔면 유럽 자동차 산업이 어떻게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반도체 회사 몸값이 그만큼 비싸졌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현금을 100조원 넘게 가졌다. 지난해 3분기 재무제표를 보면 삼성전자의 현금과 현금성 자산 등에서 차입금을 뺀 순현금은 101조4천억원이다. 1년 전보다 3조1천200억원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