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2] 시속 200km 질주하는 자율주행 레이싱 ‘와우’

서킷에서 자율주행 SW 성능 겨뤄…한국 카이스트 포함 총 5개 팀 참가

카테크입력 :2022/01/08 17:25    수정: 2022/01/08 19:02

[라스베이거스(미국)=권봉석 기자] 자율주행차에 탑재된 소프트웨어 성능을 겨루는 이색 경기, '인디 오토노머스 챌린지'(IAC)가 CES 2022 마지막날인 7일(이하 현지시간) 열려 이목이 쏠렸다.

경기장은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25km,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라스베이거스 모터 스피드웨이다. CES 참관객과 대회 관계자 등 약 300여 명이 현장을 찾아 경기를 관람했다. CES 2022 디지털 관람객을 위한 트위치 방송도 함께 진행됐다.

7일(현지시간) 인디 오토노머스 챌린지가 열린 라스베이거스 모터 스피드웨이. (사진=지디넷코리아)

대회에는 심현철 교수가 이끄는 한국의 카이스트(KAIST) 팀을 포함해 총 5개 국가 팀이 참여했다. 한국 팀은 아시아 출신 대학교 소속 팀으로는 유일하게 이번 대회에 참가해 미국 팀을 넘어 준결승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 카레이서 대신 자율주행 S/W가 시속 200km로 트랙 돈다

인디 오토노머스 챌린지는 기능과 성능이 같은 자율주행차를 바탕으로 각종 센서와 카메라로 입력되는 데이터를 처리하는 소프트웨어 성능을 겨루는 경기다.

참가자는 전세계 대학교 팀이며 3억 5천만원에 달하는 경주용 자동차 '달라라 AV-21'(Dallara AV-21)을 구입한 다음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탑재한다.

인디 오토노머스 챌린지 경기용 차랑, 달라라 AV-21. (사진=지디넷코리아)

심현철 카이스트 교수는 "차체가 고가라 각종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며 "GPS 모듈 등 각 부품의 접촉 문제 등이 있고 내구성이 뛰어나지 않다. 트랙에 나가면 바람 이외에는 차체에 맞아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 공격 방어 팀으로 나눠 선두 향한 경쟁

이번 경기는 총 다섯 개 팀이 참여했다. 먼저 트랙을 도는 시간을 각 팀마다 측정한 후 소요 시간이 짧은 팀이 공격 팀, 더 긴 팀이 방어 팀이 되어 진행한다.

인디 오토노머스 챌린지에 출전한 한국 카이스트 팀 차량. (사진=지디넷코리아)

두 팀이 운용하는 자율주행차는 시속 96~128km(60-80마일) 속도를 유지한 채로 트랙을 최소 3바퀴 이상 돌며 워밍업을 마친 뒤 본격적인 레이싱을 시작한다.

공격 팀은 앞서 나가는 방어 팀을 따라 잡아야 하며 이를 따라 잡으면 방어 팀과 공격 팀의 역할이 바뀐다. 직선 구간의 가속과 곡선 구간의 코너링 등을 활용해 두 팀이 쫓고 쫓기는 경주가 볼거리다.

■ 준결승 진출 한국, 매서운 이탈리아 질주에 석패

이날 경기는 오후 12시부터 4시간까지 네 시간동안 진행됐다. 한국 팀은 오후 1시부터 첫 상대인 미국 어번대학교 '오토노머스 타이거' 팀을 맞아 경기를 진행했다. 미국 팀의 차량에 탑재된 GPS가 도중 작동 문제를 일으켜 한국 팀은 부전승으로 준결승전에 진출했다.

상대편 팀 차량의 GPS 문제로 두 차량이 모두 멈춰서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사진=IAC)

이후 진행된 준결승에서는 이탈리아 밀라노공대 팀을 만났다. 이탈리아 팀의 차량에 내장된 라이다가 문제를 일으켜 수리 작업을 거친 뒤 오후 2시 25분부터 경기가 진행됐다.

1차전 도중 급정거로 점검을 위해 되돌아오는 한국 팀 차량. (사진=지디넷코리아)

한국 팀 차량은 시속 193km(120마일)로 트랙을 달리며 한때 이탈리아 팀을 따라잡는 등 놀라운 기량을 발휘했다. 그러나 이탈리아 팀이 설계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가 차량을 한계까지 밀어붙이며 치고 나가자 두 차량 사이 간격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한국 팀 차량을 치고 나가는 이탈리아 팀 차량. (사진=IAC)

심 교수는 "이탈리아 팀 차량을 추월하려면 더 높은 속도를 내야 했다. 그동안 확보한 차량 센서에 불확실성이 있었고 사고로 인한 파손 등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경기 중단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 "어려운 여건 속에 얻은 값진 결과...더 성장할 수 있다"

이날 경기에서는 총 5개 팀이 접전을 펼친 끝에 이탈리아 밀라노공대 팀이 1위, 독일 뮌헨공대 팀이 2위를 차지했다. 밀라노공대 팀은 상금으로 15만 달러(약 1억 8천만원), 뮌헨공대 팀은 상금으로 5만 달러(약 6천만원)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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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에 우승한 이탈리아 밀라노공대팀. 상금으로 15만 달러를 확보했다. (사진=IAC)

한국 팀은 이번 경기에 출전한 팀 중 4위를 기록했다. 심현철 카이스트 교수는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레이싱 기반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한국 팀이 거둔 값진 성과다. 우리에게는 1등이나 다름 없다"고 설명했다.

심현철 카이스트 교수는 ”체계적인 준비 아래 3위 이상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인디 오토노머스 챌린지 제 3회 경기는 오는 9월 진행될 예정이며 장소는 미정이다. 심 교수는 "앞으로 체계적으로 준비한다면 3위 이상도 충분히 예상 할 수 있으며 더 준비를 잘 해 좋은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