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K-코로나19 백신·치료제가 온다

[2022년 전망⑬-제약] 국산 백신, 상반기 출시 기대…치료제는 셀트리온 선점·다수 제약사 연내 3상 데이터 내놓을 듯

헬스케어입력 :2022/01/07 14:17    수정: 2022/01/10 10:57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2년째 기승을 부리면서 정보기술(IT) 업계에도 많은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비대면과 원격 근무에 이어 메타버스가 새로운 키워드로 떠올랐다. 이런 상황은 2022년에도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물론 2022년 경제를 지배할 다른 키워드도 적지 않다. 대통령 선거를 비롯해 여러 변수들이 내년 IT 경기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디넷코리아는 ‘2022년 전망’ 시리즈를 통해 IT 주요 분야별 경기를 전망한다. [편집자]

부산 동아대학교병원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GBP510'의 임상3상을 위한 피험자 투여 모습.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임인년 새해를 맞아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국산 코로나19 백신·치료제의 상용화다.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여러 개발사가 백신을 개발 중에 있는 가운데, SK바이오사이언스가 선두를 지키고 있다. 치료제는 기상용화된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가 세계 시장으로의 확대를 꾀하고 있는 가운데, 전통적인 제약기업들도 연내 그간의 치료제 개발 성과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유행은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방역당국은 2차 접종에 이어 3차 접종(부스터)도 기본접종으로 분류, 국민들의 접종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변이바이러스의 출현 빈도가 짧아지면서 5~6개월마다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 상황. 결국 백신의 지속적인 확보는 코로나19 유행 극복의 최대 필요조건이다. 이와 함께 급속히 증가하는 환자들을 의료체계가 전부 감당할 수 없다 보니 환자 스스로 치료가 가능한 ‘먹는 치료제’의 지속 확보도 관건이다.

지난해 12월 10일 기준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약 137종의 백신 후보물질 임상시험 중이다. 이 가운데 총 28개 백신이 각국 규제당국으로부터 정식 및 긴급사용 허가를 받은 상태다.

백신뿐만 아니라 MSD·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 등이 개발한 경구용 치료제를 확보하기 위한 국가 간 경쟁은 갈수록 심화되어 가고 있다.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들은 웃돈을 얹어도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백신·치료제의 자국화는 보건안보 관점에서 반드시 성취되어야 하는 과제다. 이러한 가운데 K-백신·치료제는 새해 상반기, 늦어도 연내 상용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셀트리온)

■ K-백신, 어디까지 왔나

SK바이오사이언스의 합성항원백신인 ‘GBP510’은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시험 참여자의 임상 검체를 통해 중화항체를 분석하는 효능 평가를 진행 중이다. 상용화 마지막 단계로 올해 상반기 내 식약처의 품목허가를 목표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유바이오로직스의 합성항원백신 ‘유코백-19’(EuCorVac-19)는 지난해 말 임상 2상 중간결과를 확보했다. 회사는 올해 1분기 국내외에서 비교 3상을 실시할 예정이다.

HK이노엔의 합성항원백신인 ‘IN-B009’는 국내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현재 1상 결과를 분석 중이다.

제넥신의 DNA백신 플랫폼 방식의 ‘GX-19N’은 국외에서 임상 2·3상 진행 중이다. 회사는 임상 2·3상을 통한 방어능이 확인되면 돌파감염에 위협받는 사백신 접종자들을 대상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진원생명과학의 DNA백신 플랫폼 방식의 ‘GLS-5310’은 임상 1·2a상을 진행 중이다. GLS-5310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들을 대상으로 GLS-5310을 부스터샷으로 접종하는 임상연구 승인을 받았다.

큐라티스의 ‘QTP104’는 repRNA(self-replicating mRNA) 기반 백신이다. 이는 기존 mRNA 백신보다 항원 단백질을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아이진의 mRNA 백신인 ‘EG-COVID’는 1·2a상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말부터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을 통해 임상시험 참가자 모집을 진행, 국내 1상 임상을 실시할 예정이다. 회사는 호주에서의 임상 1상 신청을 준비 중이다. 이와 함께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 대응 백신도 신규 개발을 시작할 예정이다.

셀리드의 바이러스벡터 백신인 ‘AdCLD-CoV19’는 1·2a상을, AdCLD-CoV19-1은 1상을 마치고, 식약처에 임상2b/3상 IND 신청을 제출한 상태다. 올해부터 임상시험을 본격화한다는 계획. 또 회사는 새해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단계평가를 통과, 2단계 목표인 ‘2세대 COVID-19 변이 예방백신’ 연구개발에 착수한다. 변이 바이러스 백신 임상시험계획(IND)을 식약처에 신청하기로 했다.

정부는 국산 백신에 대해 일정부분 물량을 구매한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5일 “국산백신 1천만 회분에 대해 현재 계약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반면 개발기업 입장에서는 정부가 수입하려는 백신 물량이 많이 확보된 만큼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국가에 진출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한 개발기업 관계자는 “개도국 중심으로 해외 시장 공략을 염두에 두고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사진=셀트리온)

■ 코로나19 K-치료제 개발, 앞 다퉈 참여

코로나19 팬데믹 초기부터 다국적 기업 및 미국 등 해외 정부들은 파트너쉽을 맺고 신약과 기허가 약물들의 적응증 임상연구를 추진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긴급사용승인을 허가한 치료제는 ▲길리어드 ‘렘데시비르’ ▲로슈 ‘악템라’ ▲리제네론 ‘항체칵테일’ ▲GSK ‘소트르비맙’ 등이다.

지난해부터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변이바이러스의 출현과 단계적 일상회복 전환에 따라 코로나19 확진자 및 위중증 환자, 사망자가 급증했다. 이에 백신 접종자에 대한 돌파감염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하자, ‘백신만으론 부족하다’는 인식에 확대되면서 화이자와 MSD는 ‘게임체인저’로써 자사의 경구용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이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화이자의 ‘팍스로비드’와 MSD의 ‘몰누피라비르’에 대해 긴급사용승인을 내린다. 우리 정부도 이들 경구용 치료제 확보에 나섰다.

우리나라는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를 제외하면 아직 식약처로부터 허가를 취득한 제품은 전무한 실정이다. 때문에 정부는 지난 2020년 9월 국립보건연구원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에서 민관협력을 통해 항체치료제 등 치료제 개발 연구와 코로나19 치료약물 병합효능 임상평가 등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국내 제약기업들은 팬데믹 초기 개발 난이도가 높은 백신과 달리 적응증을 확대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다수 뛰어들었지만, 별다른 성과를 도출하지 못했다. 부광약품의 경우 2020년 초 먹는 치료제 개발에 나섰지만, 유의미한 임상시험 데이터를 확보하지는 못했고, 엔지켐생명과학과 일양약품도 개발에 착수했지만, 임상에서 이렇다 할 유효성을 입증하지는 못했다. 

(사진=조민규 기자)

개발을 포기하는 회사들도 있었다. 녹십자는 지난해 4월30일 코로나 혈장치료제 '지코비딕주'에 대해 초기 2상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식약처에 조건부 폼목허가를 신청한 바 있다. 하지만 치료효과를 확증할 수 있는 추가 임사 결과 제출을 권고하자 6월4일 조건부 품목허가 신청을 자진 취하했다.

종근당도 중증 코로나 19 폐렴 환자를 대상으로 'CKD-314'(나파벨탄주)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제 3상 임상시험을 지난해 3월8일 식약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했지만 마찬가지로 치료효과를 확증할 수 있는 3상 임상 결과의 추가 제출을 권고하자 4월16일 조건부 품목허가 신청을 자진 취하했다.

대웅제약은 지난 12월 코로나치료제 'DWJ1248'(성분명: 카모스타트 메실레이트)의 COVID-19 예방 적응증 국내 임상3상 시험을 자진 중단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증가로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 진행이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회사들은 조건부 품목허가 신청 자진 취하 등과는 별도로 관련 연구는 계속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당시 녹십자의 경우 지코비딕주의 치료목적 사용 지원과 코로나19 완치자 중화항체 측정을 통한 장기 3년 면역원성 연구를 진행한다고 밝혔고, 종근당 역시 나파벨탄주의 3상 임상시험은 진행한다고 밝혔다. 대웅제약도 DWJ1248의 코로나19 경증 및 중등증/중증 적응증은 개발 진행중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국내에서 임상시험 참여자를 모집해 투약을 시작했다”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도 임상 승인을 받아 투약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글로벌 임상이다 보니 각국에서 임상 승인 시점이 달라 연내에 데이터 도출 등은 장담키 어렵다”며 “3상을 계속 진행하며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코로나19 경증 환자에 대한 임상시험은 2상 완료한 상태”라며 “식약처와 향후 진행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중증 환자 임상 3상 진행을 위해 현재 환자를 모집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가운데 팍스로비드와 몰누피라비르 등 먹는 치료제의 식약처 허가는 국내 제약사들은 위기의식을 불러옴과 함께 다시 한 번 개발 착수 의지를 불태우는 계기로 작용하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 식약처에 따르면, 코로나19 치료제로 임상승인을 받아 임상을 진행 중인 품목은 ▲2·3상 및 3상 7개 ▲2상 7개 ▲1상 3개 등 총 17개다.

개발 속도가 빠른 2·3상 및 3상 품목 7개는 연내 치료제의 효과성 및 안전성에 대한 데이터를 일정부분 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품목들을 보면, 우선 대웅제약의 항바이러스 치료제인 ‘DWJ1248정’은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식약처로부터 임상 3상을 허가받았다. '약물재창출'이란 국내에서 이미 다른 효과로 허가를 받은 의약품으로 적응증을 확대해 임상시험을 진행 중임을 의미한다.

종근당의 항바이러스제 ‘CKD-314’도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3상이 한창이다. 신풍제약의 항바이러스제인 ‘파라맥스정’도 마찬가지로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3상이 진행 중이다. 제넨셀의 항바이러스제 ‘ES16001’은 신물질로, 현재 2·3상을 진행 중이다. 일동제약의 항바이러스제 ‘S-217622 역시 신물질로 2·3상을 실시 중이다.

이밖에도 현재 임상 2상을 실시 중인 품목은 ▲크리스탈지노믹스 ‘CG-CAM20’ ▲동화약품 ‘DW2008S’ ▲이뮨메드 ‘hzVSF-v13’ ▲녹십자웰빙 ‘라이넥주’ ▲한국유나이티드제약 ‘U10’ ▲진원생명과학 ‘GLS-1027’ ▲아미코젠파마 ‘AGP600’ ▲대원제약 ‘DWTG5101’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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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민규 기자)

이렇듯 다수 국내 기업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착수한 상태이지만, 넘어야 할 산은 적지 않다. 정부도 기업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있다. 때문에 복지부 등 관계부처는 “새해 중소·중견 기업에 대한 R&D 민간부담 비율 완화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관련해 새해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개발에 투입되는 예산은 5천457억 원이다. 이는 전년도보다 10% 가량 늘어난 금액이다.

보건복지부 류근혁 제2차관은 “백신·치료제 임상시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개발을 끝까지 지원하겠다”며 “코로나19와 향후 신종 감염병에 대해서도 대응 가능한 신속한 바이오의약품 개발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