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모토로라·샤오미, LG폰 빈자리 차지

올해 3분기에 폰 사업에서 공식 철수한 LG전자의 시장 점유율을 삼성전자, 모토로라, 샤오미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LG폰 사용자를 흡수하면서 안드로이드 폰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게 됐다.

LG전자는 지난 7월 31일자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2015년 2분기부터 지난해까지 23분기 연속 영업 적자를 기록해 왔다. 누적 적자는 5조원에 달한다. 한 때 매각설도 있어왔지만, 생산설비나 기술력 등 측면에서 인수 매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로 인해 전면 철수가 이뤄졌다.

LG전자는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2% 미만의 점유율로 부진했으나 북미, 중남미, 국내 지역에서는 10% 안팍의 점유율을 기록해 왔다. 이에 업계에서는 LG전자의 공백을 누가 차지할 것인가에 주목해 왔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 점유율은 2020년 1.9%에서 2021년 1분기에 1%로 떨어졌고, 사업 철수 이후 올 3분기에는 0%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북미 지역에서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철수의 반사이익을 본 업체는 모토로라와 삼성전자다. 중남미 지역에서는 샤오미가 덕을 봤다.

북미 지역에서 LG전자의 점유율은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12%를 기록하다 지난 6월 3%, 지난 7월 1%로 급락했다. 반면 지난해 2~3% 점유율을 기록하던 모토로라는 지난 7월 10%로 올라섰고, 이후 8%대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26% 점유율을 기록하다 3분기 34%로 급증했다. 단, 삼성전자는 LG 점유율 흡수뿐 아니라 폴더블폰 호조 역할도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중남미 지역에서 LG전자의 점유율은 4~6%대를 기록하다 철수를 발표한 지난 7월부터 1%대로 떨어졌다. 반면 샤오미는 올 3분기 중남미 지역에서 처음으로 점유율 10%를 기록하며 3위로 올라섰다.

샤오미는 유럽 시장에서도 성과가 좋았다. LG의 사업 철수 수혜와 함께 온라인 사업을 강화함으로써 지난 3분기 23.6% 점유율을 기록하며 2위 입지를 굳혔다.

국내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LG 점유율을 사실상 모두 흡수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3분기 삼성전자는 점유율 85%를 기록하며 지난 2분기(71%) 보다 14%포인트 증가했다. LG전자는 지난 2분기 11%에서 3분기 2%로 쪼그라 들었다. 애플의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13%에서 올 3분기 12%를 기록하며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스마트폰 사업을 정리한 LG전자는 미래 먹거리인 전장사업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MC사업본부가 보유하고 있던 모바일 특허 자산을 전장사업에 활용하고 있으며, 지난 7월 캐나다 마그나인터내셔널와의 동력전달장치(파워트레인) 합작사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LG전자 측은 지난 2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휴대폰 사업 통해 확보된 핵심 지적재산권(IP) 자산은 스마트 가전,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신제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내년 스마트폰 시장은 LG전자가 제외된 경쟁구도가 본격적으로 펼쳐질 예정이다.